정보석 등 인기배우 6인 출연 20년 지기 친구들간의 갈등과 화해 그려

이 작품은 의리에 살고 의리에 죽는 남자들의 우정 밑에 깔려있는 소심하고 옹졸한 내면을 속사포 수다로 리얼하게 파헤치며 통쾌한 웃음을 자아내는 연극으로, 인간에 대한 통찰력이 뛰어난 작품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강한 남자를 선호하고 남자들간의 의리는 그 무엇보다 강하다는 한국적인 고정관념을 유쾌하고 통쾌하게 깨뜨린 작품으로 빠르게 입소문이 퍼져, 뮤지컬의 대세 속에서도 굳건하게 인기와 아성을 지키고 있는 인기 코미디 연극이다.

연극은 서울 청담동의 잘 나가는 피부과 의사 수현이 하얀색 바탕에 하얀색 줄이 그어진 하얀 그림을 2억8,000만원이라는 거금을 주고 구입하면서 벌어지는 20년지기 친구들간의 갈등과 화해 과정을 그려간다.

극중 수현은 시종일관 '모더니즘', '해체주의', '컨템퍼러리(contemporary)'와 같은 예술사조를 운운하며 친구 규태와 함께 유치하다 못해 우스꽝스러운 논쟁을 벌인다.

이같은 용어의 남발은 수현의 허영에 찬 겉치레와 포장된 내면세계를 파악하기 위한 일종의 장치. 관객으로선 이해하면 이해하는 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이해하지 못하는 대로 또 다른 재미와 익살을 즐길 수 있다.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이자 관객들의 폭소를 유발시키는 요소이기도 하다.

출연진이 바뀔 때마다 마니아들이 다시 찾는 인기 코미디 연극으로 유명한 <아트>는 2004년·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 공연 이후 총 9팀의 공연, 객석점유율 103%, 입장관객 총 12만 명의 기록을 세우며 대학로 일대에 '아트 광풍'을 일으킨 화제작이기도 하다.

대학로 진출 이전, 원래 국내에서의 초연은 2003년 예술의전당 공연으로 당시 백종학, 홍승기, 박희순 등의 열연으로 그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어 2003년 4월 제일화재 세실극장에서의 재공연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한층 강화, 이후 대학로로 자리를 옮기면서 본격적인 입지를 굳혔다.

10번째 공연팀으로 진영을 갖추고 다시 무대에 올려진 이번 공연에는 대학로 공연 당시 원조 출연진인 탤런트 겸 배우 정보석을 비롯해 이남희, 정원중, 권해효, 조희봉, 이대연 등 국내 최고의 인기 배우 6인이 출연한다.

야스미나 레자(Yasmina Reza) 작, 유연수 연출로 선보이는 이번 공연의 원작은 1994년 프랑스 몰리에르 어워드 최고 연극상을 수상, 1996년 영국의 이브닝 스탠다드, 올리비에 어워드 최고 코미디상 수상, 1998년 미국 토니상 최고 연극상을 수상한 바 있다. 11월 30일까지. 대학로 SM아트홀. (02)764-8760.

1- 연극 '시동라사'
2- 클래식 '머레이 페라이어 내한공연'
3- 집시 바이올리스트 '렌드바이 내한공연'

■ 한국적 사실주의극의 새로운 가능성
연극 '시동라사'


어렵지 않으면서도 상징성 높은 한국적 사실주의극의 새로운 가능성이라는 찬사를 받은 작품이다. 강원도의 시동에 있는 양복점에서 평생 양복을 만드는 이의 삶을 사실적으로 재현함으로써, 사실성이 자아내는 색다른 유머를 자아내고 있다. 세상의 흐름에 편승하지 않고 고집스럽게 자신의 일을 하고 있는 주인공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강원도 홍천의 한 소읍, 시동에 있는 양복점 '시동라사'는 세탁소에 가깝다. 주인 임공우는 자신의 양복기술에 대단한 자부심과 애착을 가지고 있지만 5년이 넘게 양복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주문하는 손님이 없기 때문이다. 대신 아내 강정옥과 함께 근처 군부대와 상가에서 맡기는 옷을 세탁하고 수선하는 것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 겨울, 도청 도시국장인 성현기 가 출장을 가던 길에 급히 코트의 단추를 새로 달기 위해 시동라사로 들어온다. 작가 김은성은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으로 공히 필력을 인정받은 유망작가. 극단 차이무의 조연출로 활동 중인 전인철이 연출을 맡았다. 10월 25일까지. 게릴라극장.(02) 764-7462

■ '피아노 서정시인' 6년만에 방한
클래식 '머레이 페라이어 내한공연'


‘피아노의 서정시인’이라 불리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머레이 페라이어가 6년만에 내한공연을 펼친다. 미국 출신인 머레이 페라이어는 1972년 제4회 리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후 각광을 받았다. 손가락 부상으로 인해 2차례의 좌절을 겪는 동안 바흐의 음악을 연구하며 재기를 준비한 바 있다.

한국공연으로는 이번이 두 번째. 2002년 내한하여 첫 연주회를 가진 뒤 2004년 재차 한국공연을 계획했으나 손가락 염증 재발로 공연 1주일 전 일정이 취소되었다. 이번 공연에서는 바흐의 '파르티타 1번', 모차르트 '소나타 K.322', 베토벤의 '열정', 쇼팽의 '발라드' 3번과 4번, '에튀드' 중 4곡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10월 3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02) 580-1300

■ 집시 스타일 비발디 사계의 유혹
집시 바이올리스트 '렌드바이 내한공연'


집시 바이올리니스트 요제프 렌드바이가 현악 5중주단 ‘렌드바이와 친구들’을 이끌고 한국무대를 찾는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출신의 렌드바이는 1997년 스위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와 티보 바르가 콩쿠르에서 우승한 뒤 협연 및 독주활동을 활발히 펼쳐왔다.

이번 공연에서는 브람스의 헝가리안 무곡, 비발디의 사계, 피아졸라의 리베르탱고 등을 집시 스타일로 들려줄 예정이다. 함께 무대에 오를 현악 5중주단은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 연주자들로 구성됐다. 10월 24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1588-7890



정영주 기자 pinplu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