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업 개그서 라디오 DJ에 탈모 치료사업 앨범준비까지

“난 아직 정상을 밟지 못했다.”

개그맨 박명수는 요즘 가장 바쁜 연예인 중 한 명이다. 본업인 개그 외에도 라디오 DJ와 사업가로 활동 중이다. 내년 발매될 앨범 준비도 소홀히 할 수 없다.

그런데 어느 때보다 높은 인기를 구가하며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박명수에게는 여전히 ‘2인자’라는 단어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공교롭게도 이 단어는 박명수 자신이 처음 사용했다. 유재석과 각종 프로그램에서 콤비로 호흡을 맞추며 유재석을 ‘1인자’로, 스스로를 ‘2인자’로 낮췄다. 부담스러울 법하지만 박명수는 여전히 “유재석이 최고다”고 여유롭게 대답한다.

“전 아직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고 생각해요. 아직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 있죠. 어쩌다 보니 제가 만든 단어에 당하고 있네요. 그래서 CF도 단독으로는 안 들어오나?(웃음) 하지만 유재석과 제 역할이 다르다고 생각해요. 서로의 캐릭터와 역할을 지키고 가야 전체 프로그램이 살 수 있죠.”

어느덧 데뷔 15년차가 된 박명수는 동료 개그맨보다 빨리 주목받았다. 데뷔 직후 ‘우이씨~’라는 유행어를 히트시킨 후 쉼없이 달려왔다. 박명수는 호기롭게 “나는 무명 시절이 없었다”며 별명인 ‘거성(巨星)’스러운 답변을 들려줬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지금의 박명수를 만든 작품은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이다. 박명수는 <무한도전>의 성공 요인으로 아이디어와 노력을 꼽았다.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50%고 나머지는 반은 노력이에요. 멤버들이 미친 듯 연습하고 땀을 흘리죠. 팀웍도 워낙 좋아요. 3년 동안 다툼도 없었죠. 익숙함 때문에 시청률이 더 하락할 수는 있어요. 하지만 우리의 도전이 항상 새롭고, 마니아층이 확고하죠. 그게 원동력이죠. 앞으로 10년은 더 갈 수 있어요.”

박명수는 요즘 다시 한번 사업가의 수완을 발휘하고 있다. 그 동안 탈모에 시달리던 박명수가 아예 지난달말 인터넷 탈모 쇼핑몰 ‘거성닷컴’(geosungmall.com)을 열고 친동생과 함께 직접 탈모치료사업에 나섰다. 경험은 무엇보다 큰 재산이 됐다.

“탈모 제품 써 보셨어요? 사실 대부분 효과가 별로 없어요. 대부분 3개월 이상 사용하라고 하는데 기간은 길고 값은 비싸죠. 과장 광고가 엄청 심해요. 제가 그 동안 한 두 개 써봤겠어요? 직접 써 본 것 중 효과가 좋은 것을 골라 사업을 하려는 거죠. 외국 제품을 수입해 제 이름을 딴 브랜드도 내려고요. ‘박명수 가발’도 낼 거예요. 제대로 해보려고 합니다.”

박명수는 빡빡한 방송 스케줄을 소화하며 사업까지 신경써야 하는 상황이라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 하지만 요즘 박명수는 세상 누구보다 행복하다. 든든한 가족이 있기 때문이다.

박명수는 지난 4월 숙원사업을 해결했다. 드디어 유부남의 대열에 합류했다. 그리고 지난 8월 조금 일찍 딸을 얻었다. 아빠가 된 것이다. 박명수는 요즘 일이 끝나면 부리나케 집으로 달려간다.

“아기를 안고 있으면 행복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아요. 아기에게 모든 것을 쏟고 있죠. 기껏해야 기저귀를 갈아주는 정도지만 그 기분은 말로 표현 못해요. 하루하루 커가는 모습을 보는 재미로 살죠.”



안진용 기자 realyong@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