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볼쇼이아이스발레단 이고르 보블린 단장 겸 예술 총감독한국 공연 앞두고 매일 6시간 강훈련… 다양한 은반 위의 감동 선사

세계적 명성의 러시아 볼쇼이 아이스 발레단이 현재 한국에 머물고 있다. 지난 20일부터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2008 볼쇼이 아이스쇼>를 펼치는 중. 세계적 피겨요정 김연아를 배출한 한국으로서는 또 다른 감격과 시선이 교차하는 시점이다. 첫 공연을 치른 다음날 이고르 보블린(53) 볼쇼이 아이스 발레단 예술총감독을 만났다.

그는 1980년대 러시아 챔피언쉽 1위를 비롯, 유럽과 세계 선수권대회를 휩쓴 스타선수 출신 감독이다. 2002년 동계올림픽 러시아 대표팀 예술감독을 맡아 남자 싱글, 페어로 금메달 획득을 이끌어 내는 등 세계대회에서의 능력을 인정받아 국가로부터 3차례나 훈장을 받은 러시아 공훈예술가다.

-감독으로서 어제 서울 첫 공연은 만족스러웠나?

“이미 서울 공연 전에 부산 등 지역공연을 거치고 왔는데도 사실 많이 긴장했었다. 다행히 이번에도 관객들 반응이 좋아 즐겁고 마음이 놓인다. 배우들도 볼쇼이의 명성에 떨어지지 않게 잘 했다고 생각한다.”

-올해로 8번째 한국방문인데, 달라진 점이 있나?

“뭣보다 나 자신부터 많이 달라졌다. 요즘 베이징올림픽에서 나는 한국팀을 응원하고 있다.(웃음) 그동안 자주 한국에 오면서 정이 많이 들었다. 한국 문화나 한국인들의 정서가 우리와 잘 맞는 듯 하다. 한국처럼 안전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관객들이 흔치 않다.”

-볼쇼이 아이스 발레단의 명성은 워낙 자자하다. 멤버들 경력이 예사롭지 않은데.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나탈리아 베스티미아노바와 안드레이 부킨을 위시해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의 최고커플인 옥사나 카자코바와 아르투르 드미트리예프 커플, 그리고 실력과 빼어난 외모로 뜨거운 인기를 누렸던 드미트리 드미트렌코 등이 있다. 우리 공연단이 올림픽과 유럽챔피언쉽 등 국제경기에서 수상한 메달만 합쳐도 80여개다.”

-공연전 준비는 어디서 어떻게?

“한국공연을 앞두고 모스크바에서 2주간 매일 6시간씩 강훈련을 했다.”

-특히 이번 공연의 특징이나 자랑이 있다면?

“올해가 볼쇼이 아이스발레단 설립 23년째다. 그동안 예술총감독으로서 연출 문제뿐 아니라 사실 경제적으로도 많은 고비를 헤치며 오늘날까지 왔다. 때마침 우리의 이 23년 역사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미국에서 제작돼 이곳에 오기 직전에 발표됐다. DVD로도 만들어졌는데, 가을에는 러시아 방송에도 방영될 예정이다.”

-이번 공연에서 가장 추천할만한 하이라이트라면?

“고전에서 현대까지 워낙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이뤄져 있어 딱히 일부만 추천하기가 난감하다. 다만, 이번에 처음 합류하게 된 월드스타 드미트리 드미트렌코의 공연, 또 처음으로 선보이는 라이브 반주(플룻,바이올린,피아노 앙상블) 공연도 반응이 꽤 좋다. 직접 오셔서 어느 공연이 가장 본인에게 재미있는지 직접 맛을 보시는게 정답일 것 같다.”

-연습이나 공연중 부상은 없었나?

“대구 공연때 예카트리나 마지나 단원이 공연이 시작되자마자 넘어져 크게 다친 사고가 있었다. 제대로 아이스 링크가 깎이지 않아 일어난 문제인데, 얼굴을 다치는 등 몹시 상처도 크고 아팠을텐데도 끝까지 내색없이 공연을 마쳤다. 나중에야 병원 치료를 받았다. 잘 참아줘서 너무나 고마웠다.”

-한국의 피겨 요정 김연아를 아시는지?

“알고 있다. 너무나 재능많은 선수라 생각한다. 짧은 시간에 많은 일, 큰 일을 해냈다. 높이 평가한다.”

-앞으로의 일정은?

“정규 공연외에도 이미 별도의 추가공연 요청이 많이 들어온 상태다. 거의 매일 공연을 하게 될 것 같다. 예정된 9월 15일까지 서울공연을 마친 뒤 러시아로 돌아가 열흘 정도 쉬고 다시 남미, 프랑스, 스위스, 이태리, 스페인, 우크라이나 공연 스케줄이 계속 잡혀있다. 우선은 지금 이곳 공연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다.”


정영주 기자 pinplu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