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산수화 외 화훼·새 등 폭넓은 작품 세계

남도 산수화로 유명한 의석(毅石) 김영복 화백의 전시회가 인사동 서울화랑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한국화단의 중추이자 서울올림픽미술대전 금상을 비롯해 현재 둥지박물관 전속 초대작가로 한국화 발전에 혼신을 다하고 있는 의석 화백의 최근 작품을 되짚어볼 수 있는 기회다.

의석은 한국 남종화의 대가인 의재 허백련에게 사사한 후 홍익대 미대를 졸업하고 40여년을 동양화의 외길을 걸어왔다.

그의 작품에서 동양화 특유의 여백이 주는 미와 함께 특히 절제되고 정제된 표현이 돋보이는 것은 일관된 구도(求道)적 삶을 반영한다. 그는 스승인 의재의 가르침 중 가장 큰 것이 "정도(正道)"라고 말한다. 시류에 흔들리지 않고 오롯이 작품에 모든 것을 바치는 일로매진의 정신을 이름이다.

이는 작품에 절제된 선과 색으로 현시된다. 그래서 그의 작품 앞에 서면 마음 수양을 하면서 한 점 한 점 가다듬어 그렸을 붓의 움직임, 조심스럽고 정성된 행동에 경건함마저 느끼게 된다. 그렇게 선비의 행보와 같은 선과 색, 여백의 미는 보는 이에게 신선이 사는 것 같은 웅장하고 맑은 세계로 내면의 여행을 하는 기분을 선사할 것이라고 최영은 큐레이트는 말한다.

의석은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현재 경기도 용인의 둥지박물관에서 벽화 제작을 하며 하루 8시간씩 그림을 그린다. 평생 성실하게 한국화의 깊은 멋을 그리는 일에 몰두하고 있는 셈이다. 이번에 전시된 20여 점은 전통 산수 외에 화훼의 여러 종류와 새, 새우 등 폭넓은 작품세계를 다루고 있으며, 다양한 필체로 마음껏 멋의 창조의식을 보여주고 있다.

전시와 관련, 한소라 서울화랑 관장은 "절제되고 맑은 화법의 작품들은 토지개발공사, 용인시 행정타운, 동아제약, 도봉구청 등 여러 관공서와 사가에서 몇 점을 소장하고 있을 정도로 기품 있고 클래식한 작품이 주를 이룬다"고 밝혔다.

서양화에 밀려 한국화가 홀대받는 상황에서 의석 김영복전은 고귀한 작가정신과 함께 한국화의 진수를 감상하는데 손색이 없다 할 것이다. 9월 3일까지 전시. (02)722-5483


김청환 기자 ch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