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프랑스 파리의 대표적 고층빌딩인 몽파르나스(Montparnasse) 타워 앞에는 엄청난 인파가 몰렸다. 이들은 올해로 일곱 번째를 맞는 ‘뉘 블랑쉬(Nuit blanche, 하얀 밤)’ 축제를 즐기기 위한 사람들이다. 지난 2002년부터 시작된 이 행사는 파리시 문화정책의 일환으로, 저녁 7시에 시작하여 아침 7시까지 장장 12시간 동안 밤을 하얗게 지새우며 행해지는 예술과 문화를 위한 축제이다.

2002년에 50만 명이 참여하여 열띤 호응을 이끌어내며 서막을 올렸던 이 축제는 파리에서의 성공을 본받아 이후 브루셀, 시카고, 마드리드, 로마, 텔 아비브, 몬트리올, 상 파울로, 토론토, 리즈 그리고 상하이로 퍼지며 같은 이름으로 거행되고 있다.

지난해 200만 명이라는 기록적인 방문객 수를 남긴 이 축제는 전 세계에서 파리의 문화유적을 보러온 관광객들뿐만 아니라 파리 시민들에게도 어려울 것만 같은 현대 예술을 접하는 훌륭한 장으로써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 1- 루시디'악마의 시'후회 안 해

‘악마의 시’로 이슬람 사회의 공공의 적이 됐던 살만 루시디가 작품 발간 20주년을 맞아 소신을 밝혔다.

인도계 영국 작가 살만 루시디는 영국 더 타임즈(The Times)와의 인터뷰에서 “‘악마의 시’를 발표한 것을 지금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슬람을 모독했다는 이유로 오랜 기간 강경 이슬람 세력들의 살해 위협을 받아온 그는 “종교적, 철학적 문제들을 공격한 이 작품을 쓰지 않았더라면 후회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루시디는 이 책을 통해 인간이 자유의지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주체인지 아니면 수동적인 희생자인지 묻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우리가 주인인지 희생자인지, 우리가 역사를 만드는 것인지 역사가 우리를 만드는 것인지, 우리가 세계를 만드는 것인지 아니면 세계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인지 등의 문제에 집착한다”고 덧붙였다.

루시디는 1988년 소설 발표 후 이슬람 신앙을 모독했다는 이유로 당시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툴라 호메이니로부터 사형선고를 받고 경찰의 보호하에 10년 가까이 도피생활을 했다.

루시디의 은둔생활은 호메이니가 사망한 1998년 이란 정부가 사형선고를 철회함으로써 끝났지만 일부 종교세력들은 여전히 사형선고를 되돌릴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 2- 도밍고 멕시코 피라미드 공연 성황

세계적인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가 멕시코의 치첸이차 피라미드에서 콘서트를 갖고 팬들을 열광시켰다.

치첸이차는 1천200여 년 전에 건설된 유카탄 반도의 마야문명 유적지. 플라시도 도밍고는 스페인 출생이지만 멕시코에서 성장했고 1957년에 멕시코 유카탄에서 첫 공연을 가진 바 있어 이번 공연은 남다른 의미를 가졌다.

오페라 ‘르 시드’ 중 ‘오! 절대자여!(O Souverain)’로 시작된 이날 공연은 비 때문에 2번이나 도중에 중단되기도 했지만 4천여 명의 관중이 열광적인 반응을 보이며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챙이 넓은 멕시코풍 모자를 쓰고 마리아치 전통 복장을 한 도밍고는 멕시코의 인기가수 아르만도 만차네로와 발라드곡 ‘아도로’를 듀엣으로 불러 관중의 기립박수를 이끌었다. 특히 도밍고가 마리아치의 대표적 레퍼토리로 꼽히는 ‘엘 레이’를 부를 때 관중은 그에게 열렬히 환호했다.

이날 공연장에는 많은 저명 인사들이 모습을 나타내 시선을 끌었다. 펠리페 칼데론 대통령의 영부인 마르가리다 사발라 여사, 이보네 오르테가 파체코 주지사, 호세피나 바스케스 모타 교육장관, 배우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 커플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한편 공연을 앞두고 고고학자들과 환경보호주의자들은 유네스코 인류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치첸이차에서의 공연이 피라미드 유적을 훼손시킬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치첸이차에서는 지난 1997년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공연을 해 대성황을 이룬 바 있다.

■ 3- 할리우드 볼리우드와 손 잡다

할리우드와 볼리우드의 합작이 본격적으로 진행 중이다.

할리우드의 대표적 제작사 20세기 폭스의 인도 현지 영화사인 ‘폭스 스타 스튜디오 인디아’(FSSI)가 볼리우드의 제작자 ‘비풀 암루틀랄 샤’와 합작계약을 맺었다. FSSI는 판타지 액션과 로맨틱 코미디 2편을 샤와 함께 제작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인도 역사상 가장 흥행에 성공한 힌두어 영화 <싱 이즈 킹>을 제작한 인도의 대표적 제작자 샤는 세계적인 영화사 폭스와의 합작을 통해 <와호장룡> 같은 영화를 인도에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FSSI는 샤와 합작한 영화들의 인도 내 홈비디오 배급권과 방송권을 획득하고 극장배급망도 갖춰 볼리우드에 할리우드 시스템을 도입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한편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가 세운 영화사 드림웍스 SKG는 인도의 부호 아닐 암바니 회장이 이끄는 릴라이언스ADA 그룹 계열사인 릴라이언스 빅 엔터테인먼트사와 합작 영화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최근 들어 인도 영화에 할리우드 배우들을 출연시키고 인도 자본을 할리우드에 활발히 유입시키고 있는 볼리우드는 할리우드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영화산업의 전반적인 업그레이드를 노리고 있다.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