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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강남 룸살롱에선 지금…

팬티스타킹 벗어주고 음대생이 즉석연주





강남 일대 '룸살롱 지도'가 변하고 있다.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불황 무풍지대'로 불리던 룸살롱 시장에까지 '체질 개선' 작업이 시작된 것이다. 최근 보여지는 특징은 업체간의 양극화 현상. 단골손님 위주의 고급화 전략을 구사하든지, 아니면 화끈한 서비스로 손님들의 눈도장을 받는 것이 최근의 추세다.

지난 달 말 역삼동 A룸살롱. 유흥업소 밀집지역인 속칭 '나가요 거리'에 자리잡은이 업소는 한때 인근에서 소문이 자자할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예약을 하지 않으면 초저녁에도 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경기 한파의 어두운 그림자가 불어닥치면서 요즘은 현상 유지조차 힘에 겹다. 그래서 생각해낸 묘안이 '팬티스타킹 전법'. 요컨대 값비싼 양주를 주문할 경우 덤으로 파트너 여성이 입고 있는 팬티스타킹을 벗어주는 것이다.


VIP고객 예우, 즉석 이벤트



효과는 예상을 휠씬 웃돌았다.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손님이 의외로 많았기 때문이다. 퇴폐적이라는 지적에 업소측은 고객서비스 차원의 이벤트라고 말한다. 이 업소의 마담 김모씨(32)는 "술집 아가씨라고 해도 자신이 입고 있는 팬티스타킹을, 그것도 손님이 보는 앞에서 벗어주기란 쉽지 않다"며 "값비싼 술을 먹는 VIP 고객에 대한 일종의 예우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의 양주는 한병 가격이 80만원을 호가할 정도로 고가다. 비교적 고급 룸살롱인 이 업소에서도 하루1~2병 정도 나가는 게 고작일 정도. 때문에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전선에 팔을 걷어붙였다는게 업계의 전반적인 의견이다.

역삼동 허바허바사장 인근에 위치한 B업소의 경우 아예 여종업원 전체를 음대생으로 채용했다. 타 업소와의 차별화를 위한 고도의 '노림수'인 셈이다.

이곳의 구조는 크게 홀과 룸으로 구분된다. 홀이 대중들을 상대로 서비스를 한다면, 룸은 '선택된' 일부의 사람들만이 찾는다. 때문에 이곳 룸에서는 여종업원들이 질펀한 쇼를 벌이는 대신 직접 바이올린이나 색스폰을 연주한다. 여러명이 합주를 할수도 있다. 노래가 듣고 싶을 경우 성악을 전공한 학생을 지목하면 가곡을 불러준다.

물론 연주가 맘에 들 경우 옆에 앉혀놓고 간단한 술시중을 받을 수 있다. 주대는 기본 30만원선. 3명 정도가 양주 두병과 맥주, 안주 등을 시킬 경우 80만원 정도가 소요된다. 그러나 2차는 나가지 않는게 이곳의 철칙이다.

취재진은 여러 번의 수소문 끝에 업소를 찾을 수 있었다. 30여평 남짓한 내부는 은은한 조명과 인테리어 덕분인지 고급 카페를 연상케 했다. 홀의 분위기는 이미 독특한 분위기를 음미하려는 손님들로 후끈 달아올라 있었다. 홀 안쪽에서는 룸이 마련돼 있다. 4~5평 남짓한 룸에는 피아노를 비롯해 색스폰, 바이올린 등 악기들이 줄줄이 비치돼 있다. 업소측은 모두 종업원들이 사용하는 악기라고 말한다. 그러나 취재진의 방문이 그리 반가운 눈치는 아닌 듯 하다. 정보가 새나갈까 우려하는 눈빛이 역력하다.


연주 맘에 들면 자리에 앉히기도



자신을 부장이라고 밝힌 업소 관계자는 "지금까지 이 같은 시스템을 가진 업소가 없기 때문에 솔직히 외부에 공개하기가 꺼려지는게 사실이다"며 "불법 영업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게 이름이나 위치를 밝히지 말아달라"고 주문했다. 이 곳에서는 '접대부'란 표현에 대해서도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기존의 룸살롱이나 단란주점과는 차원이 다른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현재 10여명 정도의 음대생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데 술을 따르기보다는 연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연주가 마음에 들면 잠깐 옆에서 서브하는 정도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변화에 대해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역삼동 G룸살롱의 최모 실장은 "시장이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지만 전문직을 상대로 하는 이른바 '10% 룸살롱'이나 특이한 업소는 아직까지 괜찮은 편이다."며 "때문에 상당수 업소들이 고급화, 차별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의 경우 "자연스럽게 '물갈이'가 되고 있다"며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자신을 마담이라고 밝힌 한 여성은 "종전에는 룸살롱을 찾을 형편이 안되는 손님들도 친구끼리 돈을 모아 찾아오는 이른바 '뿐빠이' 고객도 많았다"며 "그러나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이 또한 많이 줄었다고 귀뜸했다.


질펀한 황제서비스



'10% 룸살롱'에 끼지 못하는 없소들은 아에 질펀한 놀이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이들에게 있어 체면은 벗어 던지지 오래다. 손님들로 하여금 '은밀한 상상'을 자극하는 '노팬티 노브라 착석'은 기본이다. 하루 동안 접대 여성을 하녀처럼 부릴 수 있는 '황제 서비스'와 같은 황당한 아이템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처음에는 이 같은 업소 분위기가 나가요 걸들의 강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손님이 줄어들면서 이들의 수입도 자연적으로 줄어들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수긍을 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10% 룸살롱은 어떤 곳?
  




경찰청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 퍼져있는 룸살롱의 수는 2만4,000여 곳. 이 곳에서 일하는 '밤꽃'들의 수만 약 30만명의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강남 일대 호텔에 둥지를 튼 '프리미엄급' 룸살롱(10% 룸살롱)의 경우 이들과의 비교를 거부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곳에 종사하는 여종업원은 상당수가 4년제 대학에 재학중이거나 더러 해외 유학파 출신도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골프뿐 아니라 시사상식에도 밝아 손님들과 말상대가 가능하다. 물론 외모에 있어서도 웬만한 탤런트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이들은 어떠한 경우에도 2차를 허락하지 않는 불문율을 갖고 있다. 대부분이 낮일과 밤일을 병행하는 '투잡스족'들이요, 여대생들이 많은데 이 점 때문에 특히 선호하고 있다. 오히려 그들 스스로 도도함을 지키고자 애쓸 정도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덕분에 색다른 경험을 맛보려는 남성들이 10% 룸살롱으로 줄을 잇고 있다. 이곳을 찾는 주고객은 정치인이거나 기업체 간부, 전문직이 대부분. 최근 '호화판' 룸살롱 술파티를 벌여 논란을 일으킨 3당 대표의 '화합 장소'도 같은 종류다.

사정이 이렇자 나가요 걸의 환심을 사지 못해 안달을 하는 손님까지 생겨나는 추세다. 역삼동 F룸살롱의 유모 전무는 "일부 손님의 경우 까다롭지 않은 아가씨를 요구하기도 하지만 상당수는 이들을 보기 위해 찾아온다"며 "타 업소와의 차별화를 위해 고급화를 추구한 것이 주효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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