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억으로 정·관계에 거액 베팅, 메가톤급 후폭풍 예고

[굿모닝 시티 게이트] 벗겨지는 검은 돈 커넥션

5,000억으로 정·관계에 거액 베팅, 메가톤급 후폭풍 예고

전북 익산 출신으로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3번이나 자살을 기도하고 7억원으로 분양금 1조원 대의 서울 동대문 초대형 쇼핑몰 분양사업에 나서 ‘성공신화’를 일궈냈던 굿모닝시티 대표 윤창렬(49ㆍ구속중)사장. 그의 드라마틱한 삶 뒤편에 숨겨진 ‘검은돈 커넥션’의 전모가 한 꺼풀씩 벗겨지고 있다.

최근 ‘굿모닝시티 분양비리 사건’ 수사가 여야를 가리지 않은 초대형 정치자금 스캔들로 확산되면서 치열한 로비전과 각종 비리로 점철된 윤 사장의 ‘검은 돈 커넥션’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검찰은 윤 사장이 그 동안 사업에 끌어들인 5,000여 억원의 막대한 자금을 갖고 정치권과 공무원, 로비스트, 사채업자, 조직폭력배 등에 대해 각각 얼마만큼 제공했고, 각각 어떤 대가성 자금이었는 지에 수사의 초점이 맞추고 있다.

그러나 회사 회계장부 상에는 현재 돈이 한푼도 남아있지 않아 그 의문이 한층 증폭되고 있다.

검찰과 부동산개발업계 등에 따르면 윤 사장이 끌어들인 돈 규모는 굿모닝시티 분양대금 3,500여 억원, 금융권 대출 700여 억원, 사채 800여 억원 등 총 5,000여 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윤사장의 ‘한양’ 인수 자금(240억원)을 지원한 B사가 굿모닝시티 운영 자금으로 300여 억원을 더 빌려준 것으로 전해지는 등 윤 사장이 끌어들인 돈은 수백 억원이 더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윤 사장의 정ㆍ관계 로비 의혹은 정대철 민주당 대표와 여권 고위인사, KㆍC 의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친동생인 김대현 한국사회경제연구소 이사장 등 정계 고위층으로 번져 나가면서 사실상 ‘굿모닝 게이트’로 비화되고 있다.

자금 조달과 인ㆍ허가 과정에서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정치권은 물론 관계에 무차별적으로 ‘검은 돈’을 뿌린 것으로 하나 둘 확인되고 있다는 것이다. 윤 사장은 2001년 굿모닝시티 분양사업을 하면서 ▲건축심의 및 교통영향평가 등 각종 인ㆍ허가 ▲검찰과 경찰의 폭력ㆍ횡령 사건 수사 ▲한양 인수과정에서 정치권과 검ㆍ경, 시ㆍ구청, 주택공사 등에 로비했다는 의혹을 사왔다.

이 과정에서 윤 대표는 민주당 정 대표에게 4억 2,000만원, 허운나ㆍ강운태 의원과 김한길 전 의원 등에게 1,000만원 씩의 후원금을 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윤 대표는 특히 서울시에 낸 건축심의 신청이 사업부지내 건물 철거문제 등으로 반려되자 지난해 3월 정 대표 집으로 찾아가 현금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돈이 모두 현금으로 전달된 점을 중시, 사실상 ‘냄새 나는 돈’일 것으로 보고 있다. 윤 사장의 전방위 로비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정치권 등에서는 윤 대표가 사채업자 P씨와 S건설 P회장 등의 자금을 바탕으로 테마 쇼핑몰 사업을 벌이면서 여권의 고위 인사에게 수억원대 이상의 돈을 건넸고, 민주당 KㆍCㆍLㆍH의원, 한나라당 KㆍH의원 등 10여명에게도 거액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구정권 실세와의 유착설

또 김 전 대통령 친인척과 금융계 인사에게도 로비의 손길이 뻗친 흔적도 드러났다. 여기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막내 동생인 김대현 한국사회경제연구소 이사장을 통해 국민은행 대출을 받으려 한 물증까지 나와 구 정권 실세와의 유착설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굿모닝시티 계약자협의회가 10일 공개한 명명된 이 회사자금조달 계획서 ‘A프로젝트’로 따르면 김대현씨와 김정태 국민은행장의 인맥을 가동해 국민은행 대출을 받으려 했다.

윤사장은 광범위한 자금확보 전략차원에서 ‘김정태-김대현’ 인맥 라인을 통해 국민은행 대출자금 280억원을 확보키로 하고 이 계획을 비밀리에 진행시켰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대한화재를 상대로 200억원의 대출을 성사시킨 데 이어 일본계 자금과 사채까지 끌어들여 1,000억원 가까운 자금을 확보했다.

그러나 1,000억원의 자금에 대한 구체적인 사용처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있어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같은 로비가 작용한 탓인지 굿모닝시티는 수차례 심의 끝에 지난해 6월과 8월 각각 서울시 건축위원회와 교통영향심의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했다. 검찰은 윤사장의 이 같은 전방위 로비에는 Y 공동대표가 막후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Y씨는 모 체육단체 회장으로 유력 정치인과 친분을 과시하는 등 정ㆍ관계 인사들과 두터운 인맥을 형성, 금융기관 대출과정과 굿모닝시티 시공에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굿모닝시티 자금중 일부가 대선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정황이 속속 포착되고, 시기적으로 정치권 사정설이 맞물려 터지면서 메가톤급 후 폭풍이 불어 닥칠 조짐이다. 대검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 “이제 산을 오르고 있는 것 아니냐”고 말해 앞으로 검찰 수사가 강도 높게 진행될 것임을 예고했다. 이번 수사가 정계 개편의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 마저 점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게이트’의 실체가 과연 어느 선까지 드러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장학만기자


장학만기자 local@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