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덕균의 개그펀치] "우리나라에도 핵이 있다"

지금 우리는 1년 중 제일 더운 여름의 중심에 서 있다. 그러나 언제 터질지 모르는 북한의 핵문제는 한반도를 꽁꽁 얼리기에 충분하다. 지난 김대중정부 때부터 햇볕정책으로 아낌없이 쌀이나 비료를 줘가며 북한의 동포들을 위해 베풀었건만 북한 김정일은 자기가 무슨 아이스 맨인줄 아는지 정말 썰렁한 짓만 골라가면서 하고 있다.

미국의 부시 대통령이나 럼스펠트 국방장관은 한반도에서 핵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서는 전쟁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한반도에서 핵은 없어지겠지만 우리 남한의 피해도 엄청날 것이 분명한데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자유로를 타고 가다보면 금방 임진강이 나오고 조금만 더 가면 저너머 북한 땅이 보인다는데 만약 전쟁이 터진다면 결국 우리도 많은 희생을 치룰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북한 김정일은 자기 체제의 안정을 위해서 핵을 무기로 미국과 담판을 지으려는 속셈으로 자꾸 미국에 들이대고 있고 이에 대하여 미국 정부는 대화는 할 수 있지만 북한에 줄 것은 없다며 냉담한 태도를 견지 하고 있다. 미국은 그런 북한을 다루는데 애를 먹고 있다.

미국 일간지의 어느 기자는 북한이 핵을 주제로 계속 미국을 압박하는 것은 미국 부시의 관심을 끌기 위한 북한 김정일의 스트립쇼라고 했다는데, 아무도 보고 싶어하지 않는 스트립쇼를 당장 그만두고 앞으로 열릴 다자회담에 성실한 자세로 임해서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고 남북한 공동번영의 길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장기집권으로 민주화 세력의 저항을 받았던 고 박정희 대통령도 미국과 갈등을 겪으면서도 핵무기 개발에 정열을 쏟았다고 한다. 박대통령은 우리나라가 핵 보유국임을 만천하에 천명한 후 권좌에서 물러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는데, 만약 박대통령 생존시에 우리가 핵을 보유하게 됐다면 우리나라의 역사는 어떻게 변했을까.

미국에 사는 사람들은 국내에 있는 지인들에게 전화를 걸어 이제 곧 한국에서 전쟁이 난다는 보도가 있는데 괜찮냐며 안부를 걱정하는 전화를 걸어오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폭탄주로 단련된 우리 대한민국 국민이라 그런지 지나칠 정도로 아무 동요없이 각자의 맡은바 임무를 다하고 있어서 신기할 따름이다.

이런 가운데 전북 부안에서는 방사선 폐기물 처리장 유치문제로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유치를 반대하는 부안군민들과 환경단체 회원들이 시위를 저지하던 경찰과 충돌해서 많은 부상자가 발생하고 일부 상가는 문을 내리고 철시했다는 것이다.

중심가의 상가가 마비되고 버스 터미널마저 기능을 상실해 사람들이 부안 외곽에서부터 걸어가는 상황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정작 핵폐기장이 들어설 위도 주민들은 낙후된 주변환경 개선과 주민들에게 직접 행해질 현금보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찬성을 했다지만 인근부안 군민들은 핵폐기장이 들어선 이후에 환경파괴와 지역 이미지 파괴에 대한 공포감으로 격렬히 반대하고 있다. 집회장에는 ‘핵폐기장은 청와대로, 여의도로’라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고 한다.

북한이 핵확산 금지조약의 탈퇴를 선언했을 때 내 옆자리에서 술을 마시던 남자의 한마디는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을 충격에 빠지게 했었다.

“우리 나라에도 핵이 있다”

“정말이야?”

“그럼 우리나라 여자들이 다 핵을 보유하고 있어.음핵(陰核)이라나 뭐라나”

이런 조크가 사라지게 하루빨리 북한 핵문제와 위도 핵폐기장 설치 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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