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SM 엔터테인먼트 이수만

[제2의 보아를 꿈 꾼다] "재능·인성 등 검증 빠를수록 좋아"

[인터뷰] SM 엔터테인먼트 이수만

‘움직이는 기업’ 가수 보아. 그녀의 성공 신화는 ‘스타메이킹’의 산업화를 주도한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51) 프로듀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1971년 ‘4월과 5월’로 처음 가수로 데뷔한 이후 MC로 활약했던 그는 89년 SM기획(95년 SM엔터테인먼트로 회사명 변경)을 설립해 스타 육성에 전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지난해 2월 연예계 비리 혐의를 받고 미국에 체류하다 최근 귀국한 그를 7월 25일 SM 사무실에서 만났다.


- 연예계 비리 혐의 사건으로 어려움이 많을 텐데.

“조속히 종결되었으면 한다. 혐의 없다는 것을 입증할 자료는 이미 검찰에 제시한 상태다. 이 사건으로 사업에서 겪는 어려움이 크다. 무엇보다 나 자신과 SM, 연예기획사가 우리 사회에 모범이 되지 못하는 것으로 비춰지는 게 안타깝다.”


- 보아의 (일본의 이은) 중국 진출은 어떤가?

“보아가 최근 대만에서 1등을 했다. 중화권 진출의 청신호다. 일본 시장 공략의 준비로 노래 훈련 외에 어학을 했다면, 이번에는 연기와 무술을 보여줄 계획이다. 보아는 가수이지만,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무술 실력을 발휘할 때 그 효과는 상당할 수 있다. 이제 세계 정상의 스타는 미국이 아니라, 중국 등지의 아시아에서 탄생될 것이다. 중국 진출의 큰 의미가 여기에 있다.”


- 보아의 등장 이후 어린 연예 지망생이 많아졌는데.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가장 큰 비즈니스가 되는 시대다. 이런 시점에서 아이들이 연예인 하겠다고 나선다면 키워줘야 마땅하다. 분별 없다고 보는 시각은 적절치 않다. 만약 그렇게 몰아 붙인다면 그 아이들은 문화적으로 죽은 환경에 놓여 있는 것이다. 서태지를 보라. 중학교도 나오지 않은 그가 대성할 수 있었던 것은 아이의 재능을 믿고 키워준 위대한 아버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 보아처럼 어린 가수 발굴을 두고 지나친 '상업주의'라는 비난도 있다.

“당연히 상업주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회주의와 같은 시각으로 비난한다는 게 답답할 따름이다. 물론 보아처럼 어린 아이들을 발굴할 때는 신중을 기하려 노력한다. 이 시기가 아이의 일생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계약 기간 책임지는 것은 당연하고, 이후에도 중장기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고 있다. 부담 가는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 조기 인재 발굴의 기준은.

“아무래도 오디션을 볼 때는 재능을 위주로 선발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인성이다. 트레이닝 기간에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30년 업계에 있으면서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인성이 안 좋으면 한 순간에 무너진다는 걸 숱하게 경험했다.”


- 제 2의 보아를 꿈꾸는 아이들과 학부모에 한 마디 한다면.

“무엇보다 빨리 (진로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고 싶은 일과 잘 하고 싶은 일은 엄연히 다르다. 그러나 아이들은 판단 능력이 미숙하기 때문에 부모의 역할이 클 수 밖에 없다. 자녀들이 갈 길을 정할 수 있도록 부모가 현명하게 이끌어줘야 한다. 자녀가 연예인이 되고 싶어 한다면 가능한 빨리 테스트를 받는 것이 좋다. 초등학교 1학년도 가능하다. 재능을 검증 받아 보고, 적합하지 않다면 빨리 다른 길을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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