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한국 록의 신화


■ 나의 이력서-록의 대부 신중현
신중현 지음/한국일보사 펴냄.

한국 대중 음악의 거인 신중현씨의 생애가 책으로 나왔다. 그 자신은‘거인’이라는 수식어에 손을 내저을 지 모르나, 그 찬사는 결코 부풀려 진 게 아니다. 세대와 성별을 막론하고,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그의 노래를 한 두 곡은 흥얼거릴 수 있지 않는가. 문학평론가 김동식은 “한국 대중 음악은 그가 등장한 이후에야 비로소 음악성을 말할 수 있게 되었다”고까지 말한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신중현이 쓴 자신의 이력서다. 한국일보의 ‘나의 이력서’에 연재한 내용을 고스란히 단행본으로 옮겼다. 그는 이력서를 쓰면서 완전히 벌거 벗었다. 한국적 록을 완성해가는 그의 음악 활동은 물론이고, 대마초 사건 등 숨기고 싶은 내용까지 솔직하게 드러냈다. 가슴에 묻어두었던 동거담도 털어 놓았다.

그의 생생한 육성을 통해 신중현이라는 살아있는 신화의 과거와 현재, 나아가 미래의 모습까지 일직선상에서 조망할 수 있다.

이 책은 한편으로 단순히 한 거장의 개인적인 삶의 기록이 아니다. “만일 그의 이름을 지운다면 한국 대중음악사는 너무나 왜소하고 앙상해 질 것”이라는 음반기획자 이주엽의 단언에 토를 달지 않는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한국의 대중 음악의 역사를 찬찬히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미 8군의 문화적 의미, 록에서의 마약과 테크노에서의 마약이 갖는 의미, 가수를 단련하고 만들어 낸다는 의미 등의 문제에 대해서 포괄적이고 학문적인 연구가 필요함을 공감하게 될 것이다.

최성욱 기자


최성욱 기자 feechoi@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