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 美] 절박한 사랑의 흔적

■ 제목 : 내 마음속의 디에고 (Diego on my mind)
■ 작가 : 프리다 칼로 (Frida Kahlo)
■ 종류 : 압축 목판 유채
■ 크기 : 76cm x 61cm
■ 제작 : 1943년
■ 소장 : 멕시코 시티 겔만 콜렉션 (Gelman Collection , Mexico City)

대중가요에서 소설, 영화에 이르기까지 대중 문화 예술 장르에서 가장 많이 다루어지는 ‘사랑’이라는 주제는 인류가 존재하는 한 그 우위를 쉽게 내놓지 않을 것같다. 먹고 살기도 힘든 세상에 무슨 사랑 타령이냐는 속된 표현에 공감하는 현실에서도 사랑을 꿈꾸는 마음은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본능이자 욕구이며 어쩌면 우리 삶을 지탱하게 하는 가장 큰 의미가 아닐까?

하지만 그렇게 흔한 테마를 미술 작품에서 찾아내기는 쉽지가 않다. 노래와 영상과는 달리 단편적인 캔버스 위에 혹은 오브제로 표현된 미술작품에서 추상적 묘사라면 이해가 어렵고, 사랑하는 대상을 그렸더라도 일반 인물화와 구분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그런 경우 작가의 실재 삶과 작품이 완성된 배경을 인지할 때 시각적 완성미가 증폭 되기도 한다.

멕시코가 자랑하는 화가 프리다 칼로는 멕시코의 유명한 벽화가인 디에고 리베라의 부인. 칼로가 18세의 어린 학생이었을 때 우연히 마주친 리베라의 벽화를 제작하던 모습은 그녀의 일생을 사로잡았다. 디에고에 대한 강렬한 사랑이 그녀를 화가의 길로 이끈 셈이다. 칼로의 사랑은 리베라의 여성 편력으로 결혼 생활 내내 겪었던 정신적 고통에도 불구하고 죽음이 갈라놓을 때까지 사그라들지 않았다.

여섯살 때부터 소아마비로 고통을 겪었던 칼로의 불운은 훗날 끔찍한 교통사고와 거듭되는 유산 등으로 계속되어 그녀의 작품 중 3분의 1을 차지하는 자화상은 대부분 신체적 고통을 담았다.

칼로는 ‘내 마음속의 디에고’에서 리베라에 대한 사랑을 달리 표현 할 수 없다는 듯 각인처럼 자신의 이마에 새겨 넣고 그녀 특유의 강인한 인상만큼 변하지 않을 사랑을 묘사하고 있다. 생존을 위협할 정도의 불행을 사랑으로 거듭나는 인생으로 담아낸 칼로의 작품은 희망해야 할 것을 잊은 채 현실에서 몸부림 치는 나약한 가슴을 뜨겁게 달아오르게 한다.

장지선 미술칼럼니스트


장지선 미술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