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이야기] 커피는 문화다.

커피가 발견된 이후, 많은 문화인들은 이 매력적인 음료를 예찬했다.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철학과 예술과 정치를 논하고, 창작 열을 불태우고, 다른 인텔리들과 교류하며 한 시대를 풍미하기도 했다.

역사에서 커피를 처음 접한 두 나라 - 아라비아 왕국으로 널리 알려진 사라센 제국과 십자군들과의 기나긴 전쟁으로 유명했던 오스만 제국은 커피와 문명 발달의 상관 관계를 열게 된다. 두 나라는 각기 최초로 커피를 농장 단위로 재배했거나, 음료로 마신 나라인데 두 곳 다 커피를 절대 독점물로 취급했고 중ㆍ근동 지역과 아프리카, 유럽의 일부까지 지배했던 절대국가들이었다.

이슬람 국가였던 두 나라의 백성들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술을 마시지 않았다. 그렇기에 특별히 집밖의 ‘어떤 장소’에 모여 이야기를 나눈다든가 발전적인 토론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커피는 이들 사회를 크게 변화시켰다. 바로 커피를 마시는 특별한 장소가 탄생했고, 그 곳에서 사람들은 맑은 정신으로 담론을 나누기 시작한 것이다.

16세기 후반의 이슬탄불에는 70만명의 인구가 모여 살았는데, 커피 하우스가 무려 600여 개에 이르렀다고 한다. 당시의 한 시인은 그의 시집(詩集)에서 ‘거품이 가득한 뜨거운 커피를 마시고 있는 지성인, 그만이 진리를 깨닫는다’며 커피를 예찬했다.

커피가 유럽대륙으로 넘어가면서 유럽도 달라졌다. 가장 근본적인 변화는 도수 높은 술에 취해 있던 유럽인들을 맑은 정신으로 깨어나게 했다는 것. 술에서 깨어났다는 것은 그들로 하여금 생산성 높은 일에 몰두하게 하고 보다 올바른 사고를 고취시킬 수 있게 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대개 최초로 커피를 접했던 나라일수록 안목 높은 지식인들과 상류사회에서부터 커피를 우호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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