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창적 디자인으로 젊음·섹시 이미지 강조, 매력적 변신 거듭

[패션] 프리미엄진-Premium Jeans

독창적 디자인으로 젊음·섹시 이미지 강조, 매력적 변신 거듭

진은 진인데 프리미엄진? 값비싼 수입품인가? 온갖 유행 사조가 발생했다가 사라져도 진의 인기는 식을 줄을 모른다. 샤넬 메이크업의 우아한 검정색 사각 패키지를 열면 청바지의 뒷주머니 모양을 본뜬 디자인과 색상의 제품이 눈에 들어온다. 이번 가을에 출시된 샤넬의 메이크업 한정판 ‘진스 드 샤넬(Jeans de Chanel)’. 스스로 트렌드를 창조한다는 샤넬도 진의 혁신적인 매력을 놓치지 않았다.

1873년 리바이스 스트라우스에 의해 탄생한 블루진. 150년의 역사를 통해 진보의 아이콘으로 거침없는 변화를 거듭해온 진의 자신만만한 얼굴, ‘프리미엄 진’. ‘오리지널’을 자부하는 청바지의 명품들이 한국 땅을 밟았다. 젊음과 섹시한 매력을 잃지 않는 진의 진보를 직접 확인해 보자.


젊은 진브랜드 어필

갤러리아 백화점 3층 캐주얼 코너는 요즘 평일에도 사람들로 북적인다. 2개 매장을 터서 확장한 자리에 진의 맞춤복이라 불리는 ‘디젤’이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이미 한국에도 고정 팬을 확보하고 있는 디젤은 지난 8월 15일 첫 매장을 연 이후 하루 500~600만원, 주말에는 1,600만원 상당의 매출을 보이며 이름값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터줏대감 ‘리바이스’, ‘게스’, ‘폴로진’에 이어 네덜란드에서 날아온 ‘지스타’, 캐나다 출신 ‘파라수코’, 이태리의 ‘세루티진’ 등이 ‘프리미엄진’이란 간판을 달고 한자리 둥지를 틀었다.

프리미엄진의 새로운 세대를 열어갈 젊은 진브랜드들도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했다. ‘더랩’이라는 이름의 진전문 편집매장을 통해 ‘페이퍼데님’, ‘얼진’, ‘세븐진’ 등도 판매되고 있다.


눈높이 업그레이드 "오리지널 입겠다"

프리미엄 진이라 해서 값만 비싼 게 아니냐고 하지만 비슷한 가격 대에서 몇 만원을 더 주고 ‘진짜’를 사 입겠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시대의 소비자들은 다르다. 진짜를 구별하는 ‘눈’을 갖고 있다. 패션잡지를 보고 트렌드를 익히고 유학, 해외여행 등을 통해 최신 스타일을 구별 할 줄 안다.

압구정동 로데오 거리에 포진해 있는 수입 편집 매장이나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디젤을 비롯한 얼진, 세븐진 같은 유명 진을 얼마든지 사 입을 수 있다.

실제 국내 진 브랜드 상품 중에도 좀 예쁘다 싶은 진의 가격은 이미 20만원을 넘어선다. 프리미엄진이라 불리고 있는 수입진 바지의 평균 가격이 20~30만원 선이니 기왕이면, 독창적인 디자인과 생산 노하우가 축적된 오리지널 상품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프리미엄진의 이름이 붙은 진 브랜드들의 특징은 ‘디자인 진’이라는 점. 게스 걸을 앞세워 광고상을 수상한 게스를 비롯해 디젤의 렌조 로소, 파라수코의 살바토레 파라수코 등은 자사 브랜드에게 여러 차례 디자인상을 안겨주었다. 급진적인 광고 비주얼로 이탈리아 현지에서는 의류회사라기보다 디자인회사로 명성이 높은 ‘디젤(Diesel)’. 디젤의 디자이너들은 트렌드를 쫓기 보다 창조적인 작업을 위해 전 세계를 돌며 영감을 얻는다.

특히 다양한 제품을 라이선스 전개하고 있지만 진의 경우는 독점적으로 이태리에서 모든 생산이 이루어져 품질의 오리지널리티를 지켜나가고 있다.

관절부분을 절개해 이어 붙여 인체의 움직임을 고려한 3-D 데님의 시초 ‘지스타(G-Star)’는 유럽 실용주의 진의 대명사. 3-D 데님 엘우드(Elwood) 스타일로 스타 브랜드로 등극한 지스타는 산악 자전거 스포츠 ‘모토크로스’ 유니폼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이다. 완성된 상태의 제품을 다시 염색 처리하는 공정을 거쳐 색감에서도 차별된다.

섹시한 디테일이 강점인 캐나다의 패션 진 ‘파라수코(Parasuco)’는 관능적인 디자인으로 승부한다. 여성의 신체를 돋보이게 만든 섹시 피팅 라인과 과감한 절개선, 소재가 다른 원단을 이어 붙이거나 에어브러싱으로 효과를 주는 등 디테일에 아이디어를 더했다. 특히 모조다이아몬드나 가죽 등을 액세서리의 활용해 아트 진을 선보이고 있다.

프리미엄 진은 진 전문 편집매장 ‘더 랩’을 통해서도 만날 수 있다. 더 랩이 선보이는 진 브랜드들은 미국에서 핫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런칭 5년 안팎의 젊은 진 브랜드들.

디자인 당 5만장으로 생산을 제한하고 각각의 상품에 고유번호를 새겨 단 하나의 진을 선물하는 페이퍼 데님(Paper denim & cloth), 카메론 디아즈 등이 입어 유명해진 세븐진(7 for all mankind), 뉴욕의 대표 디자이너 질 스튜어트의 로맨틱 감성을 이어가는 질 스튜어트 진(JILLSTUART Jeans), 스타일리스트 진 브랜드 얼 진(Earl Jean) 등이 더 랩의 지붕아래 모였다.


프리미엄진의 올 가을 신상품

지난해 ‘엔지니어드진’을 선보였던 리바이스는 자연스럽게 오래된 듯한 느낌을 주는 ‘오버 프레스드 피니시(Over Pressed Finish)’라인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워싱, 염색, 코팅 등의 가공을 거치는 기존 마무리 단계에서 의도적인 압착을 가해 새로운 느낌을 준다.

주머니 안감이나 옆선, 독수리 날개 모양을 상징한 뒷주머니에 있는 스티치 문양 등이 진의 표면에 빛 바랜 선으로 드러나 독특한 장식 효과를 더하게 만든 것. 또 허벅지 양쪽에 세로로 길게 바랜 듯한 처리를 더해 다리가 길고 날씬해 보이도록 했으며, 전체적으로 자연스럽게 빈티지 느낌이 들게 했다.

여기에 가슴 중앙에 넓게 스프레이 효과를 주고 팔꿈치 안쪽에 주름이 잡히는 모양을 살린 빈티지 감각의 맨투맨 티를 코디 아이템으로 내놓았다. 또 가을 겨울용으로 코듀로이 원단의 엔지니어드진도 나와 있다.

섹시한 이미지를 앞세운 게스는 스트리트 톰보이룩을 선보인다. 게스의 톰보이 룩은 남성적인 요소를 더했지만 여전히 섹시한 실루엣을 엿볼 수 있다. 초가을에는 밀리터리의 영향이 보여지는데 약간 업데이트된 카고 팬츠가 주력 제품이다.

또한 함께 스타일링 할 수 있는 재킷은 데님제품과 새틴 제품 모두에 어울리는 섹시룩 아이템. 지퍼 디테일의 터틀넥이나 벌키한 넥 스웨터, 팝아트적인 프린트와 그래픽 스트라이프, 로고 티셔츠도 유행 아이템으로 꼽았다. 색상은 소프트하고 페미닌한 조화를 보여주는데 베이비 핑크와 장미 빛 컬러를 유행 색인 블랙과 함께 선보인다.


진 코디법

이번 시즌 진의 유행 스타일은 특별한 디테일을 요하지 않는다. 낡은 듯한 느낌을 주는 워싱 소재의 인기는 계속되지만 ‘더티진’보다는 고급스러워 보이는 ‘빈티지진’으로 명명된다. 요란하고 반항적이던 진이 사립고교생이라도 된 듯 엘리칸트해졌다.

얌전하고 정교해진 진은 다양한 라인과 워싱, 약품을 통한 미묘한 색 변화, 염색 등의 재창조 작업을 통해 신선한 모습을 보여준다. 다양한 데님팬츠 스타일 중에서도 포켓은 더욱 깊어지고 깔끔한 자수처리로 브랜드마다의 고유한 개성을 살리고 있다. 진과 함께 입을 겉옷으로는 밀리터리 재킷과 스포티한 집업 점퍼, 데님소재 재킷이 가장 먼저 구매리스트에 올려야 될 아이템.

먼저 진을 진과 함께 연출한다. 상하 다르게 워싱된 아이템에 갈색의 큰 벨트로 포인트를 주거나 화려한 장식이 더해진 이너웨어를 입는다. 진과 밀리터리와의 만남도 피할 수 없다. 빈티지풍 워싱진이나 스커트, 카키색 상의에 이보다 진한 와인이나 초콜렛 톤 이너웨어가 자연스런 색조합으로 완성된다. 데님팬츠나 물세탁으로 빈티지해 보이는 코듀로이 카고 팬츠에 금장 단추가 달린 블레이져 재킷은 유럽풍 캐주얼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suzanpark@dreamw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