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陳 정통 인사는 초기의 미숙함"

[인터뷰] 송영길 민주당 의원
"陳 정통 인사는 초기의 미숙함"

"진대제 정보통신장관은 스스로 진퇴여부를 밝혀야 한다고 봅니다. 잘못이 있으면 전모를 밝힌 뒤 국민에게 용서를 구해야 하고 하자가 없으면 떳떳이 해명에 나서야 합니다. 지금 같은 처세는 노무현 대통령 정권에게 부담만 주는 결과로 작용합니다."

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3월6일 주간한국과의 인터뷰에서 진 장관 아들의 이중국적 및 병역회피 의혹을 둘러싸고 용퇴여부를 주장할 수 없지만 본인이 나서 실제 진상에 대한 전모를 적극적으로 밝히는게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진 장관 인선에 대한 허술한 검증지적에 대해서는 "참여정부라는 개혁 정권의 시스템이 제대로 정착되지 못한 상태에서 발생한 초기적 미숙함"이라고 전제하고 "이 정도의 혼선은 역대 정권의 초기에 늘 있어 왔고 다른 당(한나라당을 지칭한 듯)이 정권을 잡았어도 비슷했을 것"이라고 청와대 편을 들었다.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대표적인 386 정치세력으로 꼽히는 송영길 의원은 민변 변호사로 활동하다 16대 총선에서 국회에 입분한 초선의원.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 소장파들과 함께 노 대통령 당선을 이끌어 당내 신 실세로 분류되고 있다.


"개혁위한 파격인사 인정해야"


- 내각 출범이 대통령 취임 이틀 후에 이뤄졌고 교육부총리 인사는 10여일이나 늦어졌습니다 그간 참모진은 뭘 했느냐는 비판이 제기되는데.

"더 잘하려고 하는 욕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기 바란다 실제 그렇게 큰 국정공백이 생겨난 것도 아니지 않는가. 집권 초기에 나타날 수 있는 미숙함일 뿐이다."


-'파격내각'으로 불리는 등 너무 튀는 인선인데.

"기수와 서열, 나이 등을 넘어선 적재적소 원칙에 입각한 인선이다. 조직을 슬림화라려면 아무래도 기수를 낮춰야 하는 필요성도 있다. 강금실 법무장관의 경우 우려의 시선이 있는것도 사실이지만 그간 검찰의 형태에 대해서는 국민이 더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이를 개혁하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사고를 갖고 있는 인물 중 다소 파격적인 인사가 나서야 가능하다고 본다"


- 진 장관과 김두관 행자장관 등의 일 등은 너무 협소한 인재풀에서 비롯된 것 아닌가.

"노 정권의 인재풀이 협소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것 아닌가. 노 대통령의 학력이 일천한 수준인데다 판사경력도 짧았고 국회의원도 재선 경력에 불과하다. 당연히 사회 리더그룹과의 유대관계 자체가 적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국민은 노 후보를 지지했다. 그것은 그간 사회를 이끌어온 엘리트 군에 대한 불신임에 비롯된 결과다. 물론 언제까지 협소한 인재풀 탓말 할 수는 없고 차후에는 점점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개혁을 하려면 조직에 정통한 전문 각료가 나서야 하는 것은 아닌가.

"'아마추어가 개혁을 하려 한다'는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해당 분야의 정통한 인사만이 개혁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국방의 경우 꼭 군 출신만이 장관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 다만 실무와 다소 거리가 있는 장관들이 순조롭게 개혁을 이끌도록 주변에서 도와줘야 할 책임은 있다. 어설픈 개혁으로 끝나지 않도록…"


"특검제 처리 이후 당 개혁 가속도 붙을 것"


- 민주당 개혁이 당초 일정에서 한참 늦어지고 있는데.

"특검제로 인해 당 개혁작업이 꼬여 있다. 특점제 처리를 놓고 신·구 주류가 미묘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어 자연스레 당 개혁시기가 늦어지고 있다. 하지만 내용면에서는 지구당 폐지문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합의점을 찾았다. 특검제 문제가 어떤 식으로라도 해결된다면 곧이어 당의 혁명적 변화를 이끌 수 있는 발전적 해체가 가능해질 것이다 늦어도 가을쯤에는 완전한 신당의 모습으로 다시 태어날 것으로 본다"


- 구 주류의 저항이 만만치 않은데.

"(당 개혁안에 대해) 신·구 주류의 생각이 크게 다르지는 않다. 다만 후단협의 경우 노 대통령 당선에 반대편에 섰던 사람들 아닌가. 그렇다면 그들은 대중 앞에 이를 고백하고 마땅히 심판을 받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는 김민석 전의원도 잘못된 정치행보에 대한 과오를 인정하고 봉사활동을 하든가 등의 반성의 시간이 필요하다"


- 특검제 도입 이후의 전망을 해본다면.

"결과적으로 노 대통령의 결단에 달려있다. 본인이 판단해 국익차원에서 생각해야 한다. 법과 원칙도 중요하지만 한반도의 총체적인 미래를 고려해 행동해야 한다. DJ를 보호하느냐 아니냐의 차원이 아니다. 이 문제는 결국 DJ만의 문제가 아닌 노 대통령의 문제이기도 하다"


- 호남민심이 심상찮은데.

"일각에서 분당 운운하는 이들도 있다고는 하지만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이미 지역정당 시대는 끝났고 호남 주민들도 DJ와 동교동계의 한계를 정확히 알고 있다"


- 4월 재·보선에서 유시민씨가 개혁정당으로 출마하면 연합공천을 주든가 민주당 후보를 내지 않는다고 한다.

"당대당 통합을 통해 후보로 나서는 것이 가장 모양새는 좋긴 하지만 어차피 우당 같은 사이 아닌가. 일부는 공동여당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어차피 3김 정치 이후는 과반수 정당이 나오기가 어렵고 다당제로 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무리한 통합보다는 뜻을 같이 하는 정당끼리 정책에 따라 힘을 합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본다"


- 대북 문제가 갈수록 위기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북의 통일노선에도, 미국의 전쟁불사론에도 끌려 갈 수 없는 상황이잖은가. 어떤 식으로라도 시간을 벌어 북 미 양측의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미국 쪽에는 여야 정당과 언론계, 일반시민 등 모두에게 전쟁거부에 대한 당위성을 홍보하고 북측에게는 대결구도가 아닌 보완구도로 이끌도록 해 더욱 자본주의화 시키는 방법밖에 없다고 본다"


"이회창 전 총재 정계복귀할 것"


-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귀국해 대구현장을 둘러봤는데.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이 전 총재가 어떤 식으로라도 정치에 복귀할 것으로 생각한다. 은퇴하는 모습이나 미국을 가는 모습 어디에서도 이 전 총재의 모습은 완전히 정계를 떠나려는 태도가 아니었다. 뭔가 미련이 많이 남은, 참을 수 없는 아쉬움이 잔뜩 들어있어 보인다. 내각제론이나 차기 후보 추대 등 어떤 경로이든 간에 다시 정계에 등장할 것으로 본다. 정치란 게 원래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마약과도 같다고 하지 않는가."

입력시간 : 2003-10-01 10:16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