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풍경] 철도가 멈춘다고 세상이 바뀌는가


○…이제는 거의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다. 눈 만 뜨면 파업이다. 내 몸이 편해야 옆에 있는 사람의 고충도 보이는 법. 먹고 살기가 이리도 팍팍하니 머리띠를 두른 이들의 외침이 제대로 들리겠는가.

철도 파업으로 월요일 아침부터 출근길 대란을 겪은 서민들은 그저 고개만 절레절레 흔들 뿐이다. 철도 노조원들은 “철도를 멈춰 세상을 바꾸자”라고 서로를 독려하고 있다는데, 이러다가 나라가 멈춰 설 판이다.

○…“경제는 죽을 쒀도 난 괜찮아!” 메릴린치 증권이 발표한 ‘2003 세계 부(富) 보고서’를 보니 100만 달러 이상의 자산 규모를 가진 한국의 거액 재산가 수가 2001년에 비해 10%나 늘어났다고 한다.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뛴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 대다수 국민이 고통을 겪었던 IMF 시절에도 “지금 이대로”를 외쳤던 계층이 있었다더니, 그 때와 현재의 사정이 다르지 않다는 뜻?

○…150억원 뇌물 수수 파문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열쇠를 쥐고 있는 김영완씨의 행방은 오리무중이고, 와중에 박지원 전 비서실장, 현대측 관계자, 또 다른 DJ 정권의 핵심 실세와 김씨의 얽히고 설킨 인연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여기에다 김씨집 거액 도난 사건을 경찰 최고위층이 은폐한 의혹도 터져 나오고 있고, 김씨가 2000년 3월과 4월, 남북이 예비접촉을 했던 상하이와 베이징에 있었다고 하니 이건 또 무슨 의미인가. 도대체 언제쯤 이 수수께끼가 풀릴지.

입력시간 : 2003-10-02 16:40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