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후보 젊은 측근들, 정치모임 '자유를 위한 행동' 창립

昌의 이름으로?… 다시 뭉친 '영건그룹'
이회창 후보 젊은 측근들, 정치모임 '자유를 위한 행동' 창립

‘어제의 용사들이 다시 뭉쳤다.’

12ㆍ19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영건(YOUNG GUN)’그룹이 7월10일 정치모임을 결성, 옛 민자당사 건물에 사무실을 내고 활동에 들어갔다. ‘자유를 위한 행동’이란 이 모임은 이 전 총재의 직계 라인으로 분류되던 한나라당의 30~40대 측근들이 대거 참여해 벌써부터 정치권의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자유를 위한 행동’ 대표에는 이 전 총재의 보좌관 출신인 이명우씨가, 운영위원장에는 정찬수 한나라당 부대변인 등이 각각 맡았다. 원내는 박 진 원희룡 권영세 오경훈 의원, 원외에서는 진 영(서울 용산) 박종운(경기 부천 오정갑) 위원장들이 참여했으며 정치그룹에서는 차명진 경기도공보관과 김해수 송태영 당 부대변인 및 배중근 전 보좌관 등이 함께 했다.

또 이정현 당 전략기획팀 국장과 윤상진 당 심의위원, 국회 보좌관 출신의 손진영 박광무 허 숭 정광윤씨 등이 이름을 올렸으며, 김광용 한양대 교수 김광동 나라정책원장 한종기 전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박성민 민기획 대표 이종창 브릿지21 대표 등도 참여하고 있다. 면면만 놓고 보면 마치 지난 대선에서 이 전 총재를 호위하던 젊은 군단을 총 망라해 놓은 듯 하다.

창립선언문에서 “민주주의의 제 원리와 가치에 대한 열정과 신념으로 더욱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대안을 모색하고 세계화와 정보화에 따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국가발전 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모임”이라고 밝혔다.

세부강령에서는 ▦화석화된 수구와 일방주의적 진보를 거부하는 사회중심세력 결집 ▦성장과 기회균등에 대한 적극적인 국가역할 ▦양성평등을 비롯한 소중한 사회적 가치실현 등 일단 좌우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중도적인 스탠스를 취했다.

보수에서 수구로까지 비쳐지는 한나라당의 기존 이미지 탈피와 함께 진보적인 현 정권의 노선과도 일정 부분 대립 각을 세우려 한 의도도 엿보인다. ‘~행동’은 앞으로 광범위한 지적 네트워크 그룹을 형성해 이론적 실천과 함께 연구 교육센터 운영 및 뉴미디어 사업 등을 병행할 계획이다.

이명우 대표는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끼리 한국정치발전을 위해 만든 순수한 공부 모임”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나섰지만 이들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각은 이 대표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지는 않는 분위기이다.


창심반영? 총선겨냥? 추측만발

먼저 모임의 주축 세력이 이 전 총재의 최측근 직계라는 점이다. 가뜩이나 미국에 체류중인 이 전 총재의 정계복귀설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모임 결성은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 전 총재에게 든든한 당 밖의 지원부대 역할도 가능하다는 생각에서다. 이들의 움직임이 창심(昌心ㆍ이 전 총재의 마음)으로 비쳐질 소지도 있어서 그렇다.

물론 이 대표는 “이 전 총재의 정계복귀설 연관 등은 터무니없고 아무런 관계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회원 대부분이 총선에 뜻을 갖고 있는 ‘예비 선량’들이다. 공천만 확보되면 내년 총선에 나갈 채비를 갖추고 있어 당 지도부를 겨냥한 집단의 목소리도 키워갈 수 있다. 선언문에서 차후 국정운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공정한 사회를 위한 리더십협의회(가칭)’의 구성 계획을 천명한 부분도 이같은 추측을 뒷받침한다.

더구나 이 모임의 창립 시점은 이부영 이우재 의원 등 탈당파 5인이 빠져나간 지 3일만이다.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이밖에 당 공식조직은 아니지만 사실상 한나라당의 외곽 지원세력의 성격을 무시할 수 없다. 대여(對與)와 대노(對盧) 공격 전선에 일정 부분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창립선언문 가장 위쪽에 명시한 ‘추상적인 선의 실현보다 구체적인 악의 제거를 위해 힘써라’는 문구를 과연 이들이 어떻게 행동에 옮겨 나갈지 주목된다.

염영남기자


입력시간 : 2003-10-02 17:49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