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브랜드 한국상륙 러시, 토종 브랜드와 치열한 시장 쟁탈전

[패션] 가을 패션계, 브랜드 대충돌
해외 브랜드 한국상륙 러시, 토종 브랜드와 치열한 시장 쟁탈전

선선한 바람이 불어온다. 가을이 되면 패션계도 새로운 바람이 분다. 새로운 모습으로 단장하고 선보이는 새 얼굴들. 경기 침체로 예년 같지 않게 신규 브랜드가 반으로 줄었지만, 굵직한 대형 브랜드들의 등장에 눈이 번쩍 뜨인다.

해외 유명 브랜드의 국내 런칭과 함께 국내 브랜드들은 고가 시장을 겨냥하거나 아예 토털 브랜드로 대형화한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초대형 해외브랜드에 눌려 국내 패션업계의 고전이 예상되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새 브랜드를 만난다는 설렘으로 들뜨는 계절이다. 올 가을에 만나게 될 패션계의 새 얼굴들을 미리 만나보자.


토털상품으로 국내시장 공략

올 가을은 여성복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복종의 브랜드들이 런칭을 준비중이다. 숫자상으로는 적은 수지만 ‘이름 값’하는 신규 브랜드들이 많다.

특히 이름만 들어도 ‘아!’하는 대형 수입 브랜드의 국내 진출이 눈에 띠는 양상이다. ‘타미힐피거’, ‘마크 바이 마크제이콥스’, ‘디젤’, ‘스텔라 메카트니’, ‘빅토리아 시크릿’ 등이 가을 영업을 서두르고 있다. 이들은 한 개의 복종으로 단독 전개되는 것이 아닌 의류, 잡화, 생활용품, 이너웨어까지 토털 상품군으로 차츰 시장을 넓혀간다는 계획이어서 초기 런칭 후 행보도 주목된다.

SK글로벌이 직수입하는 ‘타미힐피거’는 젊은 층의 선호도가 높은 미국의 트레디셔널 브랜드. 미리부터 잡지, 버스 외관 광고 등 국내 진출을 선전한 ‘타미힐피거’는 남녀 토털 매장인 200 평 규모의 압구정 직매장과 백화점 등 10여 개점이 오픈을 준비중이다. ‘타미힐피거’는 앞으로 진, 걸, 키드 라인을 확대해 토털 브랜드로 자리잡을 방침이다.

여성복에서는 Fnc코오롱이 선보이는 ‘마크 바이 마크제이콥스(Marc by Marc Jacobs)’의 런칭이 주목된다. 디자이너 브랜드이면서도 젊은 층의 대중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마크제이콥스’는 지난 봄 개점 이후 5개월만에 월평균 매출이 1억원대를 넘었기 때문에 세컨드 브랜드의 도입에도 자신감을 표하고 있다.

서브 브랜드 ‘마크 바이 마크제이콥스’는 ‘마크제이콥스’에 비해 3분의1 가격으로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소비자에게 ‘Marc’의 명성을 넓혀간다.

아이디룩의 ‘폴앤조(Paul&Joe)’의 경우 기존 브랜드의 매장에 일부를 수입 판매해 테스트를 거친 후 본격 도입을 추진했다. 디자이너의 두 아들 이름을 딴 프랑스 디자이너 브랜드인 ‘폴앤조’는 파리에서 시작해서 현재 전 세계 30여 개의 단독 매장과 50여 개의 백화점, 100여 개의 편집 매장에 진출해 있다.

‘폴앤조’의 특징은 프린트나 자카드 등 모든 원단을 100% 개발 소재로 사용한다는 점. 복고적이면서도 현대적인 독특한 의상들을 선보이는데 여기에 로맨틱한 란제리와 액세서리, 코스메틱까지 브랜드화 했다. 압구정동 갤러리아 백화점에 입점한 ‘폴앤조’의 1호 매장에서는 의류와 란제리 라인을 먼저 만나 볼 수 있다.

독특한 패턴으로 주목받은 이태리 여성 의류 및 액세서리 라인 ‘마르니’는 9월 신세계 강남점과 갤러리아 명품 관에 입점할 예정이다. 국내에선 조금 생소하지만 가을 컬렉션에서 볼 수 있듯이 가죽을 사용한 개성 있는 패턴의 의상으로 마니아층 확보를 자신하고 있다. ‘마르니’는 지난 1994년 런칭한 후 런던과 밀라노에 이어 파리, 뉴욕, 도쿄, 쿠웨이트에 매장을 전개중이다.

시듀스가 전개하는 ‘돌하우스(dollhouse)’는 95년 미국에서 런칭한 여성 영캐주얼. 팝가수 스파이스 걸스,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이 즐겨 입어 유명세를 탔다. 도발적인 섹시함으로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여성에게 어필한다. 직수입 40%, 라이선스 60%로 진행하며 직영점 1개와 백화점 5개 매장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비틀즈 멤버 폴 매카트舅?딸로 패션계의 기린아로 주목받은 ‘스텔라 매카트니’의 국내 전개도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패션계의 ‘스타’ 브랜드의 활약상이 기대된다.


진 캐주얼은 '디젤' 상륙으로 흔들

급진적인 광고 비주얼로 이탈리아에서는 의류회사라기보다 디자인회사로 명성이 높은 ‘디젤(Diesel)’의 입국도 국내 패션계의 저변을 흔들고 있다.

‘디젤’은 진을 중심으로 캐주얼 의류와 함께 소품까지 생산, 판매하는 회사로 세계 80여 개국의 1,000여 편집매장과 130개의 독자매장(65개는 직영)을 갖고 있는 국제적 진 캐주얼 브랜드이다.

안경, 신발, 향수와 화장품, 가방, 가죽 제품, 시계, 필기류 등 다양한 제품을 라이선스 전개하고 있지만 데님 진의 경우 독점적으로 이태리에서 모든 생산이 이루어져 품질을 지켜나가고 있다. ‘디젤’을 수입 판매하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가을ㆍ겨울 물량으로 30억원 규모의 제품을 주문해 놓은 상태로 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 입점과 9월 말 200평 규모의 토털샵 오픈을 진행 중이다.

해외브랜드의 한국 상륙은 아웃웨어에 국한되지는 않는다. YK인베스먼트가 이번 가을 국내에 프랑스산 ‘딤(DIN)’과 ‘빅토리아 시크릿(Victoria's Secret)’을 선보인다.

란제리, 스타킹, 남성 언더웨어 부문에서 매출 부문 유럽 1위를 달리고 있는 ‘딤’은 디자인부터 생산까지 전량 프랑스에서 이루어져 품질 관리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어 실용적이면서도 대중적인 토털 이너웨어로 소개된다. 슈퍼 모델 지젤번첸의 매력적인 몸매를 휘감았던 ‘빅토리아 시크릿’도 온ㆍ오프 라인의 다양한 판매 방식으로 국내 팬들을 만나게 된다.


국내 유니섹스캐주얼은 대형화로 승부

‘쿠기’, ‘키라라’로 알려져 있는 패션중견기업 휴머스가 유니섹스 캐주얼 ‘스위퍼(SWEEPER)’를 런칭한다. ‘스위퍼’는 모던과 심플을 기본으로 한 도회적인 아메리칸 유니섹스 캐주얼 브랜드.

20대를 주요 대상으로 10대에서 30대까지 포괄할 수 있는 대중적인 브랜드다. ‘스위퍼’는 베이직에서부터 트렌드, 캐릭터, 액세서리는 물론 바디라인(언더웨어)에 이르기까지 상품 카테고리를 다양화함으로써 선택의 폭을 넓혔다.

‘스위퍼’는 명동에 1,2층 120평 규모의 매장을 이 달 말 오픈 하는 것을 시작으로 청담점, 돈암점 등 3개 직영점을 포함, 대리점, 지역백화점 등 20여 개 매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올해 매출 목표 40억, 내년 500억 등 3연내 1,000억 원 매출규모의 대형브랜드로 육성한다는 포부를 비췄다.

토털 캐주얼 ‘더베이직하우스’는 직장인을 위한 비즈니스 캐주얼 ‘마인드브릿지(Mind Bridge)’를 선보인다. 28~34세를 타깃으로 자율 복장으로 출근하는 남녀 직장인에게 세련되면서도 합리적인 가격대를 제시한다. 주로 20대 젊은층을 겨냥하는 기존 캐주얼과는 달리 30~40대까지 폭넓은 소비자층에게 편안하고 고급스러운 캐주얼웨어를 추구한다. ‘마인드브릿지’는 지난 15일에 68평 규모의 1호 미아점을 열었고 올 연말까지 전국 20여 개의 매장에서 만날 수 있다.


고가전략으로 해외브랜드와 맞대결

고가 전략은 남성복에서 두드러진다. ‘알베로’와 ‘보티첼리워모’가 초고가 남성복 시장을 넘보고 있는데 이 두 브랜드는 국내 브랜드로 슈트 한 벌에 100만 원이 넘는 제품도 생산할 계획에 있어 명품의 이름을 내걸고 해외 브랜드들과 맞대결을 펼친다.

유니섹스 캐주얼 군에서는 ‘스포트리플레이’, ‘서스데이아이슬랜드’로 명성을 쌓은 지엔코가 ‘엔진(N'gene)’을, ‘마루’의 대중화를 성공시킨 예신퍼슨스의 자회사 다른 미래가 ‘니퍼(Nipper)’를 내놓으며 스트리트 패션 강타를 노리고 있다.

이밖에 ‘제이.알레시(J.Allesi)’, ‘라뚤(latulle)’, ‘리스트(List)’ 등이 여성커리어ㆍ캐릭터 시장을, 여성 영 캐릭터 브랜드로는 ‘에이샵(A.S,A.P)’, ‘이에이피(EPI)’가 새 단장을 준비중으로 작지만 알찬 가을을 주도하게 된다.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입력시간 : 2003-10-06 09:28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suzanpark@dreamw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