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 훤하게 삽시다] 콜레스테롤 이야기


콜레스테롤하면 동맥경화와 심장병이 자연스럽게 떠오를 만큼 콜레스테롤은 부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의 구성 단위인 세포의 막 구조에 없어서는 안 될 요소이고, 여성호르몬과 남성호르몬 등의 성호르몬의 원료가 되는 물질이기도 하다.

체내 콜레스테롤의 93% 정도는 우리 몸의 구조를 이루고 있으며, 나머지 7% 정도가 혈액을 순환하다가 체세포의 보수나 호르몬 합성에 사용된다. 필요 이상으로 콜레스테롤이 혈중에 많아지면 남는 콜레스테롤은 혈관벽에 침착되어 동맥을 좁고 딱딱해지게 한다. 이것이 동맥경화이고, 동맥경화가 생긴 혈관은 녹슨 보일러와 유사해져 잘 막히거나 터진다.

혈중 콜레스테롤은 크게 고밀도 콜레스테롤과 저밀도 콜레스테롤로 나뉘어 진다. 이 중 저밀도 콜레스테롤은 만들어진 콜레스테롤을 말초혈관으로 운반하는 콜레스테롤이다. 저밀도 콜레스테롤이 높으면 혈관에 쌓이는 콜레스테롤이 많아지므로 동맥경화의 위험도가 높아진다.

그래서 ‘나쁜 콜레스테롤’이라고 불려지기도 한다. 반면, 고밀도 콜레스테롤은 말초혈관에 쌓여 있는 콜레스테롤을 걷어내서 폐기공장으로 운반하는 청소부의 역할을 한다. 고밀도 콜레스테롤이 높으면 폐기될 콜레스테롤이 많다는 의미이므로 높으면 높을수록 좋아 별명도 ‘좋은 콜레스테롤’이다. 일반적인 총콜레스테롤 측정에는 좋은 콜레스테롤과 나쁜 콜레스테롤이 같이 측정되므로 동맥경화의 위험도를 알기 위해서는 콜레스테롤 정밀검사를 하여 저밀도, 고밀도 콜레스테롤의 분포를 보아야 한다.

여러 연구를 통해 콜레스테롤은 가능한 낮은 것이 좋다는 것에 의견의 일치가 모아지고 있다. 총콜레스테롤은 200 mg/dl 이하가 정상이고, 저밀도 콜레스테롤은 100 mg/dl 이하가 좋으며 적어도 130 mg/dl 이하로는 유지해야 한다. 반면 고밀도 콜레스테롤은 40 mg/dl 이상 이어야 한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우리나라 성인에서 남성은 네 명 중 한 명이, 여성은 세 명 중 한 명이 고콜레스테롤혈증을 가지고 있다. 다른 만성질환과 마찬가지로 연령이 증가할수록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도 많아진다.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가 1% 증가할 때 마다 심혈관계질환에 걸릴 확률이 2~3%증가하고 콜레스테롤이 10% 정도 오르고 내리는 것에 따라 심장병 사망률이 38%나 오르고 내린다.

콜레스테롤이 높은 이유는 유전적인 이유와 생활습관 때문이다. 육류를 하나도 먹지 않고 체중이 정상인데도 콜레스테롤이 매우 높은 분들이 있다. 먹는 양보다 휠씬 많은 양이 체내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인데, 실제 음식물을 통해 얻어지는 콜레스테롤은 전체 콜레스테롤의 20~30%에 불과하며, 70% 정도는 간에서 만들어진다.

유전적으로 간에서 콜레스테롤을 너무 많이 만들거나 또는 만들어진 콜레스테롤을 제때에 폐기처분하지 못하는 체질을 타고 난 것이 콜레스테롤이 높아지는 원인이 될 수 있다.

환경적으로는 운동부족, 비만, 식이가 원인이다. 신체활동을 많이 할수록 좋은 콜레스테롤인 고밀도 콜레스테롤이 높아진다. 비만은 특히 복부비만이 문제이다.

콜레스테롤이 많은 식품으로는 계란과 생선알을 포함한 알류, 육류, 치즈, 해산물 중 새우, 가재, 낙지, 조개류, 또는 이러한 식품으로 만든 음식인 생크림, 햄, 아이스크림, 마요네즈, 버터 등이다. 아마도 단위 그램 당 가장 콜레스테롤이 많이 들어 있는 식품은 우리의 대표적인 보양식품인 사골일 것이다. 식물은 콜레스테롤을 만들지 않기 때문에 식물성 식품에는 콜레스테롤이 없다. 콜레스테롤은 고유한 고급스러운 맛과 풍미를 내며, 맛있고 비싼 음식에 많이 들어 있다.

엄격하게 콜레스테롤을 제한한 식이요법을 실시해도 콜레스테롤 감소는 15~20% 정도뿐이고 이로 인해 음식선택에 있어 많은 제약을 받게 되므로 콜레스테롤이 많은 식품을 안 먹기 보다는 가능한 적게 먹으면서 필요한 경우 약물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시중에 나와 있는 콜레스테롤 치료제들은 비교적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약을 먹어서 콜레스테롤이 정상으로 되면 치료가 끝났다고 생각하고 약을 끊는 분들도 있는데 고지혈증도 고혈압과 당뇨병과 같은 만성병이기 때문에 지속적 치료가 중요하다. 최근의 연구에서는 콜레스테롤이 전혀 높지 않은 사람들에서도 콜레스테롤 치료제를 복용시켜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면 심혈관계 질환이 감소한다고 밝히고 있다.

마지막으로 중성지방. 중성지방은 엄밀히 말해서 콜레스테롤은 아니지만 저밀도 콜레스테롤 다음으로 동맥경화를 잘 일으키는 지방성분이다. 비만한 여성분들이나 음주를 즐겨하?남성분들 중에 중성지방이 높은 분들이 많은데, 콜레스테롤과 달리 기름기보다는 곡류를 많이 드시는 경우 높아진다.

그러므로 매일 밥과 김치만 드시는 분들도 중성지방이 높을 수 있다. 남성분들에서는 잦은 음주가 중성지방이 높아지는 많은 원인이 되고 있다. 그러므로 음주량을 줄이는 것과 밥, 빵, 떡, 국수와 라면, 고구마, 감자, 과자 등의 곡류을 조금 덜 먹고 대신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는 것이 좋다.

박현아 가정의학 전문의


입력시간 : 2003-10-15 11:47


박현아 가정의학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