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금자 산부인과 원장(민주당 서울 영등포 을 출마예정자)

[정치 신인시대-전문직업인] "정치의 부정적 요소 도려내겠다"
박금자 산부인과 원장(민주당 서울 영등포 을 출마예정자)

박금자 원장(50)은 총선 등 각종 선거에는 처음으로 명함을 내미는 정치 신인이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미 오랜 활동을 해온, 사실상의 중고 신인이다.

현재 민주당 당무위원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조배숙 현 민주당 의원(비례대표)이 열린우리당으로 당적을 옮길 경우 박금자 원장이 ‘배지’를 승계해 어엿한 의원의 신분으로 승격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영등포 을 지역구 공천을 노리는 예비 정치인에 불과하다.

서울 태생으로 숭의여고와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뒤 영등포 지역에 본인 이름으로 산부인과를 개업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서울토박이이자 영등포에서만 20년간 의료행위를 해 온 지역토박이에도 해당된다. 박 원장은 이 점을 내년 총선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아직 복당 문제가 최종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이 지역의 김민석 전 의원이 박 원장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고, 한나라당에는 권영세 현 의원이 자리잡고 있다. 정치경력 면에서는 두 전ㆍ현직의원에 비해 일천하다. 결국 지역에서 오랜 의료활동을 해온 토박이이자 참신한 이미지를 앞세우는 것만이 비결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의사로서, 또 사회활동가로서 할 일도 많을 텐데 왜 정치에 뛰어드느냐는 말을 가장 많이 듣습니다. 하지만 저는 각계의 전문가들이 정치 일선에 뛰어들어 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정치의 부정적인 측면을 최소화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의사로서, 또 여성으로서 국회에 참여한다면 그 자체로도 상징적인 일이 되지 않을까요.”

정치엔 신인인 박 원장이지만 첫 대면에도 낯선 얼굴은 아니란 것을 느낄 수 있다. 그간 각종 사회단체 활동을 통해 매스컴과 꾸준히 연을 맺어 왔기 때문이다. 한국성폭력위기센터 대표와 한국여의사회 이사, 서울시 의사회부회장 및 영등포지역발전연구소 대표 등 그의 명함 뒤편은 항상 빼곡히 채워져 있다.

박 원장은 신길동 개업의 시절, 갓난아이를 병원 앞에 버리고 가는 사람을 보면서 현실적인 사회문제에 눈을 뜨게 됐다. 임신중절수술, 미혼모, 청소년 임신 등 각종 성 문제에 관심을 갖고 가족계획협회 등을 찾아다녔고 이후 한국성폭력 상담소에 참여해 활동하다 여성부 지원을 바탕으로 2001년에는 성폭력 종합지원센터를 차렸다.

“민주당에서만 김민석 장기표씨 등이 나섰는데 선거이후 모두 지역을 떠난 분들입니다. 지역정치가 파행을 거듭한 셈인데, 이 지역을 이렇게 무방비 상태로 놔둘 수가 없다고 마음먹은 것이 출마의 첫째 이유입니다.

또 많은 여성이 비례대표 쪽으로 흔히 방향을 잡지만 저만큼 대외적 인지도가 있는 여성 정치인도 드문 편입니다. 선배 여성 정치인 입장에서 제가 길을 만들어야지요. 전문성 있고 깨끗한 여성 전문인이 지역에서 당선될 경우 우리 정치사의 또 다른 발전적 의미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염영남 기자


입력시간 : 2003-12-03 16:10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