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쟁이 아이 버릇 고치기

[두레우물 육아교실] "울고 떼쓰는 버릇, 어떡하죠"
떼쟁이 아이 버릇 고치기

Q. 우리 큰아이(아들)는 올해 초등학교 2학년입니다. 그런데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표현력이 부족해서인지 말보다는 울고 떼쓰는 걸로 의사표현을 합니다. 아이가 신경질을 잘 내고, 요구사항도 끝이 없어요. 소유욕도 많아서 동생이 자기물건에 손을 대면 가만히 두질 않아요. 무슨 말을 해보라고 하면 신경질부터 내고, 말을 하다가도 울고, 매로 다스려도 안되니 저로서는 답답한 마음 뿐입니다.

얼마 전에는 같이 쇼핑을 나갔다가 아이가 하도 말썽을 피우는 바람에 그 자리에서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고 아이를 내동댕이치기도 했어요. 그 순간 제가 이성을 잃어버린 거지요. 차츰 나아지겠지, 하면서 기다려 온 것이 벌써 9살이 되었어요. 엄마가 보는 입장에서는 또래 아이들보다 인지력이나 이해력이 부족한 것 같기도 합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두레우물 육아교실 ID : kim00069)


떼쓰기 과정에 관심 가져야

떼쓰는 아이 문제는 부모들의 고민 1순위다. 떼쓰는 아이들은 나이보다 어린 행동을 하고 엄마에게 의존적이며, 고집도 세기 때문에 엄마로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떼쓰는 아이의 엄마들이 관심있는 것은 아이가 떼쓰는 행동을 나타낸 이후의 일들이다.

아이가 떼를 써서 주위 사람들이 쳐다봤고, 쇼핑이 엉망이 됐고, 엄마 자신이 힘들었다는 ‘결과’에 초점을 맞추고, 아이의 떼쓰는 행동만을 고치면 된다고 생각한다.

아이가 떼쓰게 된 이유나 떼쓰는 행동을 하기까지의 ‘과정’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거나 잘 알지 못한다. 왜냐하면 아이가 조용히 있을 때, 온순한 태도로 말을 걸었을 때는 엄마는 쇼핑하느라 아이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이 입장에서는 떼쓰고 울어야만 엄마가 관심을 가져주니 매번 그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그러니 아이가 왜 떼쓰는 아이가 되었는지부터 생각해보자.


일관성 없는 부모가 떼쓰는 아이 만든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속담은 떼쓰는 버릇에도 적용된다. 아이가 만 1.5~2세가 되면 “싫어”, “아니야” 등의 자기 의사를 말할 수 있게 되고, 만 3세 전후의 버릇이 형성되는 시기에 떼쓰는 버릇도 서서히 생겨난다. 그래서 이 시기의 부모의 양육 태도는 매우 중요하다.

한울 아동상담센터(http://www.hanulkids.org) 이선경 소장은 “자기 주장이 생기기 시작한 아이들은 욕구를 충족하는 방법을 배움과 동시에 욕구를 억제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이때 부모에게 가장 중요한 태도는 되는 것과 안되는 것에 대한 분명한 기준과 일관된 태도”라고 말한다.

부모 기분에 따라, 혹은 아이가 울고 보채면 안된다고 했다가도 허용이 되는 경우, 아이는 상황판단력이 흐려지고, 떼쓰면 원하는 걸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아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오냐 오냐”하며 받아주고, 원하는 대로 다 사주는 부모는 욕구를 억제할 줄 몰라서 떼쓰는 아이로 키우게 된다. 또 아이의 사소한 요구에 매번 위험하다거나 집안을 더럽힌다는 이유로 “안돼”, “하지마”로 일관하는 부모는 매사에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고 부모에게 의존하는 아이, 늘 욕구가 충족되지 못해 떼쓰는 아이로 만들기 쉽다.

이렇게 적절한 욕구조절 방법을 배우지 못한 아이들이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또래 아이들과의 관계에서도 문제가 드러난다. 배려심, 참을성 등이 부족한 이기적인 아이로 보여 따돌림을 당할 수 있고, 자율성, 성취감, 판단력이 부족하고 또래보다 정신연령이 어려 늘 뒤쳐지는 아이가 될 수도 있다.


떼쓰는 버릇 고치려면 양육패턴 바꿔라

사례 속의 아이도 욕구 조절이 잘 안되고 상황판단력이 부족한 것 같다. 엄마는 9살의 행동을 기대하지만 아이는 나이보다 어린 행동으로 엄마를 실망시킨다. 엄마는 엄마대로 야단만 칠 뿐 아이의 요구에 대한 이해심은 없어 보인다. 떼쓰는 아이를 고치려면 어렵지만 엄마부터 바뀌어야 한다. 지금이라도 양육패턴을 바꿔야 한다.


아이에 대한 세심한 관찰 필요

먼저 아이를 단 몇 일이라도 세심하게 관찰하여 아이가 언제 왜 떼를 쓰는지 이유를 알아본다.많은 엄마들이 하루종일 아이와 집에 같이 있어도 아이가 뭘 하고 노는지, 언제 어떤 기분을 느끼는지 세세하게 알지 못한다. 물질적으로는 풍성하게 해주지만 함께 놀아주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함께 놀면서 아이의 생각과 원하는 것을 알아내도록 한다.

둘째, 떼쓰는 행동에 대해서는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니가 이걸 갖고 싶구나”라며 아이의 마음은 이해했음을 얘기해주고 “그런데 지금은 사줄 수가 없어. 아무리 울고 떼써도 안돼”라며 안되는 것에 대해서는 끝까지 일관된 태도를 취한다.

셋째, 떼쓸 때 야단치는 대신, 떼쓰지 않았을 때 칭찬을 한다. 칭찬할 것이 없을 땐 작은 심부름을 시켜 칭찬할 일을 만들어서라도 칭찬한다. 칭찬할 때는 “잘했어”, “착해”라는 말보다는 “동생과 다투지 않고 잘 노니까 엄마는 너무 기뻐”하는 식으로 구체적인 행동을 예로 들어 칭찬을 해주면 칭찬받은 행동을 반복하게 만드는 데 더욱 효과적이다.

넷째, 사소한 요구는 즉각 들어준다. 아이가 하는 일마다 간섭하진 않았는지 생각해보고 들어줄 수 있는 요구에 대해서는 바로 바로 허용한다. 그러면 아이가 자기 판단력에 대해 자신감을 갖게 되고 스스로 할 수 있는 자율성도 키울 수 있다.

다섯째, 사례 속의 아이의 경우에는 이미 발달상의 문제가 있어 보인다. 언어나 인지발달이 늦은 경우, 말로 표현하기 힘드니까 떼쓰는 것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선경 소장은 사례 속 아이에 대해 “나이는 아홉 살이지만 정신연령은 6~7세 정도로 보인다. 아홉 살에 맞는 말과 행동을 요구하지 말고 6~7세 수준의 쉬운 말로 대화하라”고 조언한다.

부모들의 고민 1순위인 떼쓰는 아이의 문제는 결국 부모 자신이 만들고 부모 자신이 풀어야 할 문제다. “넌 왜 그렇게 맨날 떼를 쓰니?” 라고 야단치기 전에 내가 아이에게 내뱉었던 말들, 아이 앞에서 했던 행동들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아이는 지금도 나에게 무언가를 말하거나 원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이가 떼쓰지 않고 있는 지금, 아이에게 관심을 가지고 다가가 보자.

※두레우물 육아교실은 주부 인터넷 주부닷컴(http://www.zubu.com/)과 함께 진행합니다. 두레우물 육아상담실(http://community.zubu.com/doure.asp)에서는 육아에 대한 고민과 의견을 접수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박경아 자유기고가


입력시간 : 2003-12-09 16:04


박경아 자유기고가 koreapk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