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유학 시절, 어떤 대상을 선택해 개념을 떠올리는 '개념수업'이후 의자라는 본질보다 빛에 주목하게 됐다는 작가는 그 중에서도 '그림자 없는 빛'을 이야기한다.

회화의 중요 요소 가운데 명암이 있고, 현실에서도 빛과 그림자는 동전의 앞뒷면처럼 공존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낯선 개념인 '그림자 없는 빛'은 작가의 작품 속에서는 표현 가능한 존재이다.

빛이 되기 위해 짧게는 몇 달, 길게는 몇 년에 걸쳐 흰색 물감이 얇게 더해지며 작가가 사유한 모든 감정이 그 위에 그대로 덧입혀진다. 빛은 순간순간의 기억들이 그 위에서 살아나는 시간이 되고 공간이 되며 작품 속에 융화된다.

작가의 정성스런 작업의 과정이 결실을 맺어 관람객들 또한 그 흰빛이 펼쳐놓은 시간과 공간 앞에서 자신의 기록들을 수놓아 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최정미의 개인전<시간의 기록>은 12월 13일부터 2009년 1월 4일까지 닥터박갤러리에서 전시된다. 031)775-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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