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삶을 살면서 친구사이, 연인사이, 모자지간 등 사람과 사람 관계뿐만 아니라 과거와 미래, 낮과 밤사이 등 '~사이'속에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연극 '우리사이'는 현실과 이상의 틈새에 놓인 30대 고시생들을 둘러싼 관계(사이)를 다룬 작품으로, 극은 어느 고시촌의 원룸을 중심축으로 부부, 친구, 가족 등과 같은 관계의 그물망은 물론, '여기와 저기', '그때와 지금' 등과 같은 시공간의 층위를 통해 우리 삶의 '~사이'를 다각적이고 다층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총 4개의 공간에서 펼쳐지는 18개의 에피소드로 이뤄져 있는 이 작품은 각각의 공간을 독립적으로 표현하기보다는, 고시원의 안과 밖, 무대의 이쪽과 저쪽, 대각선의 양쪽 끝, 앉아있는 것과 서있는 것 등을 통해 무대공간을 역동적으로 활용해 멀지만 끊어지지 않고 가깝지만 편하지 않은 관계의 이율배반성을 표현했다.

또한 장면 전환 시에 스피커를 통해 나오는 음악대신, 배우들이 번갈아가며 등장해 하모니카, 리코더, 색소폰, 기타, 우클렐레 등을 연주하고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불러 눈길을 끈다.

소위 88만원 세대라 이름 붙여진 채 불투명한 미래를 바라보며 살아가는 젊은 세대의 삶의 모습과 그들이 맺고 있는 다양한 인간관계상의 고민을 사실적이고 냉철하게 직시하며 위로하고자 했다. 2월 4일부터 3월 8일까지. 나온씨어터. 02)3675-3677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