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경제위기로 모두들 살기 어렵다고들 한다. IMF때보다도 더 살기 어렵다고 하는 2009년, 한국 사회. 그 사회를 살아가는 서민의 모습은 어떨까?

셰익스피어의 명작 '맥베스'를 모티프로 삼아 이 사회의 보통사람이 어떻게 친구와 이웃을 배신하는지 보여준다. 왕위에 대한 욕망은 권력의 근원이자 권력의 결과물인 '돈'으로, 왕궁은 소시민의 아파트 거실로, 불을 지피는 불씨가 된 마녀의 예언은 회장의 '콩팥'과 관련된 제안으로 대치했다.

물질만이 가치판단의 유일한 기준인 한국사회, 시급 4,000원이면 양심도 팔아먹는 싸구려 사회, 모든 대립은 밥그릇 싸움으로 몰아붙이는 천박한 사회, 돈으로 친구의 콩팥을 팔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이 작품 속에 녹아있다. 암울한 세상을 냉정한 시선으로 담고 있는 이 작품은 믿고 싶지 않은 현실을 보여준다.

차가운 심장을 가진 사람만이 살아남는 이 시대의 자화상, 쉽게 인정되지만 쉽게 수긍할 수도 없는 모순을 극을 통해 생각해볼 수 있다. 2월 13일부터 3월 15일까지. 대학로 바다씨어터. 070)8229-8862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