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하늘로 돌아가리라/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

죽음을 기다리는 순간의 모습은 어떨까. 천상병 시인처럼 '소풍'갔다 왔노라고 초연히 말할 수 있는 것일까. '죽음'은 고통의 기억이 더 많았던 우리의 삶을 이처럼 미화하기도, 혹은 직시하게도 하는 힘이 있다. 죽음의 문턱에서야 우리는 우리 자신을 좀 더 이해하게 된다.

여기 '죽음'을 소재로 작품을 선보이는 작가가 있다. 첫 개인전을 여는 김혜란은 '죽음'앞에서 느끼는 혼돈과 모호함을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표현한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느꼈던 죽음에 대한 감정을 작품을 통해 형상화시켰다.

삶과 죽음의 경계, 현존과 부재 사이 모호하고 불확실한 감정의 혼돈 속에 내재하는 보이지 않는 에너지를 작가만의 특유한 기법으로 풀어내고 있다. 우리 삶 가운데 비껴갈 수 없는 죽음이라는 본질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여지를 준다. 표갤러리 서울 신관에서 3월 17일까지. 02)543-7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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