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감포와 그 곳 사람들이 배경으로, 인간에 대한 끊임없는 연민을 다룬 대서사시다.

신라 30대 문무왕의 동해 수중능과 만파식적의 전설이 깃든 경주시 감포 연안. 반신불구이며 사시사철 흰옷만 입는 분이와 그녀의 아들인 반편이 열수, 그녀의 수양딸이자 며느리인 맹인 덕이가 가족을 이루어 살고 있다.

문무왕의 신비한 설화가 깃든 이곳에서 만파식적 피리소리와 타오르는 영험한 불, 그리고 분이네의 비극적인 운명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난다.

감포에 사는 세 인물들이 만나는 군상들과의 방대한 인간관계 속에서 펼쳐지는 이 작품은, 돌고 도는 인간사가 마치 뫼비우스의 띠 같다. 삶을 초월한 그들의 자비에 가까운 인간애를 통해 '사람이 사람과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진지한 고민을 던져볼 수 있다.

극 속에서 실감나는 감포 사투리와 체득된 정서는 배우들의 현장답사를 통해 얻어진 것. 몸에 익은 자연스러운 사투리는 관객들의 극의 몰입을 돕는다. 3월 16일부터 5월 17일까지. 선돌극장. 02)747-3226



송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