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면, 입체, 무대미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의 회화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전시. 2003년부터 회화작업에 몰두하고 있으며 이번 전시가 2번째 회화전이다.

작가는 민화를 기본적인 모티프로 해 눈길을 끈다. 그러나 단순히 민화를 재연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캔버스와 아크릴이라는 서양화 재료와 기법을 사용하고, 익숙한 민화 속 소재와 민화와 상관없는 소재들을 뒤섞는다.

그의 변형된 민화는, 각 이미지가 갖고 있는 의미를 뒤집고 작가만의 시각인 담긴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기억'에 관한 이야기가 주로 전개된다. 과거의 경험과 지식들에 의해 재구성된 사회적 산물이라고 작가는 기억을 정의한다.

인위적으로 왜곡한 개인적 추억을 담은 'boxing memory'시리즈와 보는 이들마다 다른 기억을 떠올릴 수 있는 숫자 엠블렘 시리즈를 만날 수 있다. 이 두 가지 시리즈 모두 '기억하는 과정'자체를 문제화하고 의문을 제기하는 작품이다.

'기억'은 개인적인 것일까, 사회적 산물일까. 기억을 더듬어 작가의 작품을 따라가 보자. 갤러리 선 컨템포러리에서 3월 12일부터 3월 29일까지. 02)720-5789



박우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