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영상이 사실 재현과 기록이라는 본래의 목적에서 벗어나, 어떻게 그 예술적 기능을 하는지 보고자 하는 전시. 'The irony'는 사진과 영상이 발명 당시의 필요, 즉 현실묘사라는 목적에 맞지 않게 예술적 환영을 구사하는 데 사용된다는 의미에서 쓰여진 제목.

사진과 영상은 일시적인 것에 영원성을 부여하고, 눈에 보이지 않은 실재를 확대해 보이며, 복제의 기술로 반복의 미학을 수행해왔다. 강력한 환상과 신화를 창조하는 예술형태로 발전해 온 셈이다.

전시에 참여한 5인의 작가는 미디어를 부분적으로 인용하거나 병치, 혼합시켜 작업의 내용과 문맥을 바꿨다. 이를 통해 가상현실을 전개하며, 개인적인 로망에서부터 기사화된 사실, 현대사회의 단면을 드러냈다.

이수연은 명화, 광고, 애니메이션 등에 등장하는 인물과 사물들을 한 공간에 접목시켜 홀로그램기법으로 입체적인 사이버 공간을 연출했다.

또 김민정은 전시장 공간을 촬영해 동일한 벽에 그 공간의 영상을 투사하여 부분적으로 재구성된 전시장의 이미지를 드러냈다. 이수연, 김민정, 강현선, 금혜원, 김아영 등 5명의 작가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키미아트에서 3월 20일부터 5월 19일까지. 02)394-6411



박우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