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용길(63 이화여대 교수)의 꽃 그림이 우리 곁에 성큼 다가온 봄을 느끼게 한다.

화폭 가득 흐드러지게 핀 벚꽃, 개나리, 산수유, 붉은 감이 매달린 감나무 등 그가 그린 풍경은 밝고 평화롭다.

작가는 지필묵을 작업의 근간으로 삼아 일관된 작업을 펼쳐왔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화선지와 모필 특유의 운필에 의한 선묘, 수용성 안료가 지닌 분방하고 독특한 표현은 지필묵만의 매력이다.

실경을 바탕으로 한 풍경 작업을 해온 작가는, 명쾌한 필치와 맑고 투명한 색채 운용을 특징으로 한다. 때로는 격정적인 운필을 선보이는가 하면, 또 경우에 따라서 점묘를 연상시키듯 무수한 색 점들을 더해 감각적인 색채심미를 보여준다.

작가의 화면은 수묵과 색채의 균형을 중시하며 유기적인 조화를 이끌어내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현란한 색채감각을 유감없이 드러내지만, 수묵 특유의 은근하고 그윽한 심미가 자연스럽게 발현되었다.

작가의 작품 속 해맑고 투명한 서정 아래, 싱그러운 봄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 동산방화랑에서 3월 25일부터 4월 7일까지. 02)733-5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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