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riests의 공연실황 DVD첫 앨범 발매 7주만에 100만장 이상 판매고… 감동의 물결 선사

지난해 거대 음반 레이블인 소니 BMG와 레코딩 계약을 한 ‘세 명의 천사’. 잘 나가던 클래식 아티스트들과도 계약을 중단하는 음반 불황의 시대에 세 명의 현직 가톨릭 신부들이 100만 파운드에 레코드 계약을 맺은 것은 일대 ‘사건’이었다.

BBC를 비롯한 수많은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던 이들은 ‘프리스츠(The Priests)’로 이름 지어진 유진 오헤이건, 마틴 오헤이건, 데이비드 딜라지 신부.

젊은 시절부터 뛰어난 노래 실력으로 교황의 귀에까지 들어갔던 그들은 결국 세상에 노래로 사랑을 전파하는데 의기투합했다. 성직자로서의 직분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과 대부분의 수익금은 기부한다는 조건을 걸고서 였다.

그들의 첫 앨범은 지난해 11월 국내에도 발매되었다. 로마 바티칸의 필하모닉 아카데미(지휘: 파블로 콜린스)가 참여하면서 완성도를 높이고 영어, 독일어, 불어, 이탈리아어, 라틴어 등 5개 국어 버전으로 발매되었다. 전 세계 40여 개국에서 7주 만에 10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센세이션을 일으키기도 했다.

데뷔 앨범에 이어 9월에는 라이브 무대에서 성공적인 데뷔공연도 펼쳤다. 이 공연의 실황을 담은 DVD가 최근 발매되었다. 북아일랜드의 유서 깊은 아마 대성당(armagh cathedral)에서 열린 공연은 성스러움과 환희로 가득 차 있다.

고풍스러운 성당에 미사가 아닌 공연을 보러 온 관객들의 찬탄어린 표정, 때론 점잖고 때론 익살스러운 세 신부의 노래와 표정은 소리만으로는 느낄 수 없는 아우라를 전한다.

아이리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반주에 뉴 더블린 보이스 합창단과 성 패트릭 성당 합창단이 ‘프리스츠’와 아름다운 하모니를 지어내는 무대.

한 시간 남짓 펼쳐진 공연의 시작은 성가 곡으로 잘 알려진 비발디의 ‘도미네 필리 우니제니떼(하느님의 외아들)’이 알렸다. 프랑스 작곡가 세자르 프랭크의 ‘파니스 안젤리쿠스(생명의 양식)’, 슈베르트의 ‘아베 마리아’ 등의 앨범 수록 곡과 스페셜 게스트들의 무대가 이어졌다.

아일랜드 가수 엔야의 언니인 모야 브레넌,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뮤지션인 백파이프 연주자 리암 오플린과의 협연이 공연을 한층 풍성하게 해준다. DVD 말미, 영상 속에서 등장하는 세계적인 플루티스트 제임스 골웨이 부부는 깜짝 선물과도 같다. 청량한 전원 속 제임스 골웨이의 자택을 방문한 세 신부는 그의 플루트 연주에 맞춰 3곡의 노래를 부른다. 그 중 아일랜드 민요 ‘데니 보이’와 세 성직자의 발랄한 포크 댄스를 볼 수 있는 ‘Phil the fluter's ball’이 인상적이다.

공연의 절정은 93세의 맑은 얼굴을 가진 수녀님의 등장에서였다. 세 신부가 학생시절을 보낸 세인트 맥니시시 컬리지에서 세 신부에게 노래를 가르친 마리아 커트루드 수녀님은 ‘Jesu, joy of man's desiring(예수, 우리의 기쁨)'을 부르는 제자들을 바라본다.

두 눈에 눈물을 가득 고인 채로 앉은 자리에서 팔을 내저으며 지휘하는 그녀. 바흐의 그 유명한 곡이 불려지는 동안 어떤 생각이 끼어 들 틈도 없이, 뭉클한 감동으로 채워졌다.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