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희곡부문 당선작. 작가인 주정훈의 연출로 무대 위에 오른다.

‘열 두 대신에 불리러 갈 제’는 새 만신의 앞날을 얘기하는 내림굿 중의 한 대목으로, 신의 세계로 들어가는 만신의 모습을 의미한다. 굿의 한 소절이 곧 제목인 셈이다.

한 명의 배우가 ‘현재의 어머니 서씨’와 ‘과거의 어머니 서씨’역을 오가며 옛 이야기를 들려주듯 어렸을 때부터 현재까지를 에피소드 식으로 그려낸다. 특히 이 작품은 실제 어머니의 이야기를 토대로 극화해낸 작품이라 눈길을 끈다.

어느 날 갑자기 어머니에게 찾아온 신 내림. 자식의 장래를 위해 신 내림 받기를 거부하면서 겪게 되는 신병의 고통을 이겨내나 병마에 걸린 아들을 위해 결국 무속인의 길을 택하게 된 어머니의 삶을 극적으로 풀어냈다.

상처의 흔적으로 가득 찬 어머니의 살과 한은 무대를 통해 분출되고, 관객과 공유함으로써 매듭을 풀고 위로를 얻는다. 극은 한을 푸는 치료와 해원의 과정인 셈이다. 제의의 형식을 취하면서 판소리를 차용했다.

구성진 남도사투리는 극에 리듬감을 부여했다. 4월 16일부터 4월 21일까지. 국립극장 별오름극장. 02)2280-4115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