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미국 유학시절부터 그리기 시작한 작가의 ‘인체’시리즈 작품이 전시된다.

유학시절 당시 소통과 단절, 인간에 대한 불신과 미움으로 “벌거벗은 자신이라도 그리지 않으면 미쳐버릴 것 같은 절박감으로”그림을 그렸다는 작가.

집요하다 할 만큼 자신의 신체를 치열하고 처절하게 표현했다. 주체할 수 없는 내면의 욕구는 과장과 왜곡으로 표출됐다. 온 몸을 던져 내지른 선과 색들은 그의 작품 안에서 춤추듯 너울거려 섬뜩하고 음습한 공포감마저 자아낸다.

그동안 메트로폴리탄 뉴욕과 서울, 검은 사북의 아름다운 사계, 강렬한 태양의 산타페 등 풍경작품으로 유명한 그이기에 초기 시절의 인체 시리즈는 더욱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소통의 단절을 느낀 시기의 작품을 통해 작가가 뿜어내는 어느 언어보다 강한 소통의 기운을 느껴볼 수 있다. 또한 투박하고 강렬한 느낌을 주는 ‘인체’시리즈를 통해 현재 오치균의 작품세계가 형성된 과정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다.

1986년부터 1995년까지 작가의 누드화, 딸아이와 아내, 어머니 등 가족을 주제로 그려낸 인물화 등 작품 40여점이 전시된다. 갤러리현대에서 4월 16일부터 5월 10일까지. 02)734-6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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