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과 사물을 알루미늄호일로 감싸고 구겨진 표면에 빛을 비추어 독특한 명암의 대비 효과를 나타내 그리는 작업으로 알려진 작가의 개인전.

작가는 ‘겉’으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참 모습을 찾고자 오히려 겉에 한 꺼풀을 씌워 겉모습을 감추며 내면의 숨은 모습을 끄집어내어 표출시키고자 한다.

이번 전시는 그동안 작가가 해온 인물의 얼굴에 관한 작업의 연장선상에 있는 전시다.

인물 작업 중, 악성(樂聖) ‘베토벤’의 얼굴을 그린 ‘베토벤 시리즈’를 선보인다.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을 제목으로 한 아크릴화 대작을 중심으로 총 11점이 전시된다. 존재의 불확정성에 미학적 기반을 두는 그의 초상화는 보여주기와 숨기기의 양면성을 드러내고 있다.

특정 인물을 대상으로 삼고 있으면서도 대상의 특정한 캐릭터를 상실시킴으로써 제3의 의미를 만들어낸다. 신비의 베일에 싸인 인물을 만들어내듯 그의 작업은 대상 인물의 얼굴을 은박지로 덮어 싸는 것에서 출발한다.

이렇게 은박지로 덮인 실명의 인물은 보여주기와 숨기기의 양면적 속성을 동시에 지니게 된다. 필립강갤러리에서 4월 10일부터 4월 30일까지. 02)517-9014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