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철망을 작업의 주재료로 사용해왔다. 철망의 씨줄과 날줄이 이루어낸 조직은 이미지의 최소 단위인 픽셀이며, 인간을 구성하는 세포조직임과 동시에 우주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를 상징한다. 견고하게 짜여진 철망 조직들은 작가의 손을 거쳐 때로는 에로틱하게, 때로는 웅장하고 경건한 인체의 형상으로 탄생한다.

작가의 이번 개인전은 총 2부로 구성됐다. 1부는 지난 3월 28일 중국 창아트갤러리의 개관전으로 개최되었고, 2부는 서울 워터게이트갤러리에서 전시된다. 이번 워터게이트 갤러리 전시에서 작가는 새로운 작업 형태가 도입된 ‘그림자 초상 시리즈’를 선보인다.

한국 전통 초상화 기법을 입체적으로 재해석하는 참신한 시도를 통해 완성된 작품들. 철망이 만들어낸 섬세한 인물의 형상과 그 너머로 아스라이 겹치는 그림자는 육체와 영혼의 교차를 나타낸다.

영적인 것을 중시하는 동양 문화권에서 그림자는 영혼을 상징하며 생명이 가진 본연이라 여겨져 왔던 것. 철망으로 구현된 인물이 자아낸 ‘영혼의 그림자’를 감상할 수 있다.

워터게이트갤러리에서 4월 17일부터 5월 22일까지. 02)540-3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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