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rora’는 북극과 남극의 황홀한 극광(極光). 그러나 ‘Aurora’가 ‘오로라’로 읽히면 너무 쉽게 ‘오로라 공주’를 떠올린다. 그리고 한자의 음과 뜻을 차용해 만든 吾路羅는 ‘당신(나)의 길은 아름답다’라는 뜻. 중의적 의미를 지닌 전시제목은 대상에 따라 각기 다른 오로라를 제공한다.

작가에게는 특정한 목적성을 가진 전시가 아닌, 자신의 꿈과 사유를 시각예술 자체로 보여줄 수 있는 전시로서의 의미를 지닌다. 이에 작가의 오로라는 Aurora가 아닌, 吾路羅. 또한 관람객들은 작가들의 吾路羅를 보며, 아름다운 Aurora를 꿈꾸거나 오로라 공주처럼 차용된 이미지의 또 다른 오로라를 볼 수 있다. 전시는 총 7인의 작가로 구성되었다. 김들내, 나인주, 윤정미, 이기섭, 이철현, 임태규, 홍정표 작가가 참여했다.

김들내 작가의 풍경은 동화적이지만, 그 속내를 보면 동시대의 개인사적 아픔이나 상처가 성숙의 색채로 드러난다. 또한 핑크와 블루로 구분되는 여자아이와 남자아이의 방을 사진으로 담아낸 윤정미의 프로젝트, 드래곤볼이라는 유명 만화의 캐릭터들을 만들어낸 홍정표의 작품들도 눈길을 끈다.

극지방, 극한의 추위 속에서 환상의 빛을 발하는 Aurora처럼, 풍부한 색감과 상상이 더해진 작품 속에서 작가들의 사유와 고뇌를 읽어낼 수 있다. 자하미술관에서 5월 1일부터 5월 22일까지. 02)395-3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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