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제 작, 이기도 연출. 2009서울연극제 참가작. 1999년 초연된 이후, 제37회 백상예술대상 신인 연출상 수상, 2000년 한국 대표희곡으로 선정된 작품이다.

30년 전, 하룻밤 사이에 일어난 7건의 살인사건. 진실은 묻혀버린 지 오래. 죽은지도 모르고 살아가는 귀신들의 집 흉가에서, 얽히고설킨 욕망의 밤으로 달려가는 한 남자의 코믹하고 숨 막히며 가슴 아픈 30년 전 ‘그날 다시 살기’ 이야기가 펼쳐진다.

우리나라 민간 신앙 중 하나인 ‘가신(家神) 신앙’을 모티프로 해 ‘가신’을 극중 등장인물과 절묘하게 결합시켜 생명력 있는 인물들로 살아나게 했다. 뿐만 아니라, 이번 공연에는 아름다운 시적언어로 표현된 독백형식의 지문을 판소리형식을 바탕으로 한 음악적 언어로 살려냈다.

인간 욕망의 근원적 비극성에 대한 진지한 주제의식과, 각 인물과 상황의 해학성, 잘 짜여진 희곡 구성이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준다. 전통연희 양식을 극에 수용해 눈길을 끈다.

초연 이후 10년 만에 올려지는 ‘흉가에 볕들어라’. 이해제와 이기도가 그려낼 귀신과 산 자의 하룻밤 우스꽝스러운 난장판이 기대된다. 5월 7일부터 5월 17일까지. 예술의 전당 자유 소극장. 02)580-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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