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 리뷰] 폴 포츠의 PASSIONE파바로티에 대한 오마쥬로 부른 '일 칸토' 2집 앨범의 백미

‘브리튼즈 갓 탤런트’는 그동안 적지 않은 스타를 배출했다. 요즘도 토요일, 영국 ITV의 프로그램이 끝나기 무섭게 전 세계를 휩쓰는 동영상은 여전히 그곳이 살아있는 재주꾼들의 보고라는 사실을 의심치 않게 한다. 그곳이 배출한 최고의 스타, 폴 포츠. 그의 두 번째 앨범이 나왔다. 1년만에 발매된 신보는 이전보다 숙고하고 단련했음을 짐작케 한다.

첫 곡은 그래미 어워드 수상자인 로베타 플랙이 불러 잘 알려진 ‘퍼스트 타임 에버 아이 소우 유어 페이스’로 시작된다.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의 테마곡 ‘어 타임 포 어스’, 뮤지컬 캣츠의 ‘메모리’, 영국 록 밴드 프로콜 하럼의 ‘화이터 쉐이드 오브 페일’ 그리고 사라 브라이트만의 ‘데어 포 미’로 이어진다.

대중적인 곡들은 모두 이탈리아어로 불려져 보다 클래시컬한 느낌을 살려냈다. ‘데어 포 미’에서는 뉴질랜드 출신의 팝페라 가수 헤일리 웨스튼라와의 호흡 역시 아름답다.

루치아노 파바로티에게서도 가능성을 인정받았던 폴 포츠가 파바로티에 대한 오마쥬로 불러낸 ‘일 칸토’는 이 앨범의 백미이다. 여기에 쇼팽의 이별곡, 푸치니 오페라 ‘토스카’의 ‘별은 빛나건만’은 드라마틱하고 서정적인 그의 미성을 한층 돋보이게 한다.

일 년이 더해진 보컬 트레이닝 덕분에 깊어진 음색에는 안정감도 묻어난다. 전 세계에서 400만장이 팔렸던 1집 음반과 비교해 2집은 얼만큼의 판매고를 올릴지 알 수 없지만 1집보다 밀도 높은 앨범임에는 틀림없다. 전곡의 가사가 이탈리아어로 적혀 있고 한국어 번역 역시 실린 덕에 눈으로도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마치 하나의 곡인 듯 자연스럽고 조화롭게 흐르는 폴 포츠의 2집 ‘열정’. 휴대폰 판매원에서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한 그의 도전이 처음에는 지나친 상업성에 이용당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없지 않았지만 이제부터 그는 그 자체로 존재하는 듯하다.

인간승리의 폴 포츠도, ‘브리튼즈 갓 탤런트’의 반짝 스타도 아닌, 순수하게 노래를 사랑하는 ‘노래하는 사람’ 폴 포츠로서 말이다. 전곡은 체코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반주로 녹음되었다.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