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미술사에 등장하는 각종 명화를 차용한 것으로 잘 알려진 작가 김동유의 전시.

그의 회화는 ‘의미의 재구성’으로 키치를 차용하고 대중적인 이미지를 차용한다. 이중그림(초상화 연작)을 보면 그의 작품 세계 면면을 들여다볼 수 있다.

케네디의 초상 속에 마릴린 먼로가 있다. 이는 마릴린 먼로를 생각할 때 그 사람 자체보다는 오히려 그녀 주변을 둘러싸고 그녀를 만들고 있는 사회적 이미지를 보기 때문. 붓다도 마찬가지다.

붓다의 이미지는 수많은 익명의 인물들로 이뤄지거나, 마릴린 먼로 한 사람에 의해 이뤄지기도 한다. 즉 붓다는 한 사람이기도 하고, 모든 사람이기도 하다는 만유일체 사상을 엿볼 수 있게 해준다.

전체 이미지로 드러나 보이는 초상화 속에 마치 부분 이미지인 양 다른 초상화가 반복적으로 그려져 있는 형상을 띠는 것. 그래서 그의 작품 속 한 사람의 이미지는 지시대상의 실체를 재현하는 게 아니라, 수많은 대중들이 그 사람에 대해 가지고 있는 추상적인 개념의 총화인 것이다.

과거의 명화 시리즈도 함께 볼 수 있는 이번 전시에서, 더블이미지를 통한 쌍방적 시각체험을 할 수 있다. 이화익갤러리에서 5월 21일부터 6월 10일까지. 02)730-7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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