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하고 천진한 아이들, 그리고 인형들. 그러나 그 아이와 인형의 눈동자는 고단한 현실과 불안한 공포, 슬픈 초상들로 가득하다. 이 이율배반적인 긴장은 작품의 울림을 더욱 크게 한다. 오는 11일부터 이달 23일까지 서울 인사동 화봉 갤러리에서 만나는 박대조의 ‘경계를 넘다’ 전은 현대인의, 그러나 대부분 잊고 지내는 자화상이다.

전시는 조각과 회화, 사진, 설치 등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일관성을 유지하는데, 장르를 넘나드는 이미지는 동심으로 바라본 삶의 리얼리티를 극대화 시킨다.

작가가 표현 대상을 아이로 선택한 것과 눈동자에 강조점을 둔 것은 이전 전시의 특징이다. 작품에서 아이들은 삶의 아이러니를 일깨워주는 중요한 매개체이다. 눈동자는 삶의 본질을 직시케 한다. 전시에서 가장 단순하고 천진하게 보여지고 느껴져야 할 아이들의 모습에 비친 현실은 그와는 정반대의 복잡하고 난해한 감정을 갖게 한다.

즉 부조리한 현실과 인간의 실존을 반추케 한다. 작가는 말한다. “인간의 삶은 자기를 둘러싼 주변 조건들과 자기 내부의 깊은 곳으로부터 발생하는 근원적인 의문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과 해답을 추구하는 힘든 노정”이라고. 02)737-0057,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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