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로 된 무지개라니? 차갑고 딱딱한 강철로 꿈과 동경의 상징인 무지개를 만든다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그런데 이 상반된 이질성이 작가의 손에 의해 어우러지면서 전혀 새로운 느낌을 전한다. 무한한 상상력속의 강철은 부드럽고 따뜻하기까지 하다. 이런 경험을 서울 몽인아트센터에서 7월 19일까지 전시하는 지니 서의 ‘무지개의 끝’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니 서의 작업은 유기적인 선과 기하적인 선이 조우하는 지점에서 출발한다. 선과 선이 교차하는 곳에는 면이 생겨나고, 중첩된 교차면들은 공간을 만들어내며 공간과의 교감을 통해 내면의 풍경으로 변모시킨다.

마름모꼴 구멍이 뚫린 철망을 세워놓은 1층 전시장에선 대각선이 만들어낸 기하학적 공간을 체험하게 된다. 높이 3m의 울타리들이 엇갈리며 만들어낸 통로. 그물망 사이로 공간이 포개지며 착시효과를 증폭시켜 미로 같은 느낌을 준다.

2층 전시장은 부유하듯 가로지르거나 휘휘 늘어져 있는 3∼18cm 폭의 강철 띠들이 부드럽고 유기적 선으로 굽이치며 ‘철은 무겁고 단단하다’는 고정관념을 깬다. 작품 속으로 걸어 들어가면 작가의 내면 풍경과 맞딱뜨린다.02)736-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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