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당신’에 대해 이야기해보세요”한다면, 한참을 기억 속의 ‘나’와 마주한 후에 조금씩 꺼내어 더듬더듬 서툴게 이야기를 시작할 것이다.

조금은 쑥스럽고, 조금은 흥분된 모양새로. 이렇듯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자기 내부의 것들을 곱씹으며 스스로를 재평가하거나 의미를 부여하는 행위로, 자의적으로 왜곡되기도 하고 시공간을 초월해 재조합, 재해석되기도 한다.

전시에 참여한 네 작가는 조심스럽게 자기 자신을 마주하고, 그것들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이야기해나간다. 권순영 작가는 자신의 콤플렉스를 토해내는 방식으로 작업을 해나간다.

그의 그림은 귀여운 캐릭터와 아기자기한 색채가 주를 이루지만, 그 너머의 실상은 자신의 병적 정서를 담고 있는 것들. 양유연 작가는 ‘손’에 집중하며, 자신의 불안정한 감성을 그림으로 그리며 더듬는다.

또 ‘어머니’라는 역할에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미움, 분노, 슬픔과 같은 정서를 ‘가족애’와 ‘모성애’와 함께 동등하게 담아낸 이윤주 작가, 자신이 살아온 삶과 느껴온 감정을 함축시켜 화면에 담아낸 홍인숙 작가의 작품도 눈길을 끈다. 갤러리소소에서 6월 12일부터 7월 5일까지. 031)949-8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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