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각자의 인생행로에서 나름의 방식으로 산을 오르고 바다를 가르는 방법들을 깨우쳐간다. 여기, 산을 오르는 세 작가(권민경, 최경주, 홍보람)가 있다. 그러나 어느 한 작가도 산을 오르는 방법을 친절하게 일러주거나, 자기만의 방식을 강요하지 않는다.

다만, 그들은 함께 산에 오르자고 손을 건넬 뿐. 오르는 방법, 걸음걸이는 아무래도 좋다. 산을 오르기 위해 발걸음을 뗄 수만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권민경 작가는 우리 사회가 열광하는 아름다운 몸에 대한 열망과 좌절을 그렸다.

경쟁사회에서 ‘몸’이 하나의 ‘조건’ 내지 가꿔야 할 ‘재화’가 된 사실을 안타까워하며, 자기긍정의 방법으로 새롭게 자신을 사랑할 수 있길 바랐다.

최경주는 명확한 듯하면서도 모호한 존재, 양쪽의 세계 어느 쪽에도 온전히 속하지 못하는 이방인으로 살아가면서 느끼는 수많은 감정의 경계를 넘나들며 세상과의 화해와 대화의 손짓을 풀어나간다.

행복할 때의 불안감, 불안할 때의 희망과 같이 경계의 모호함으로 인한 자아상이 때로는 서서히, 때로는 직관적인 즉흥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담담히 표현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세 작가의 페인팅, 드로잉, 영상 등 총 20여 점을 만나볼 수 있다. 갤러리쌈지에서 6월 3일부터 21일까지. 02)736-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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