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을 구르고 팔을 치켜든다. 절제된 동작을 멈추는 순간 적막이 흐른다. 이민자들과 집시들이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에 정착하면서 생겨난 춤, 플라멩코. 가슴 속 내밀한 감정을 끌어올리는 동작은 가슴이 미어질 듯해도 눈물 이상의 카타르시스를 전한다. 붉은 색으로 대변되는 열정과 한의 응집은 플라멩코를 시야 속에 가두게 한다.

스페인의 국보급 무용수 카르멘 모타가 창단한 무용단이 ‘푸에고’(활활 타오르는 불꽃이란 의미)로 내한공연을 펼친다. 한과 저항정신을 담아낸 전통 플라멩코와 더불어 현대적 의상과 안무, 무대로 현대적인 해석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세 번째 내한인 이번 공연에는 달라지는 점들이 있다.

뮤지컬의 군무와 같은 세련된 의상과 무대와 뛰어난 안무뿐 아니라 라벨의 볼레로에 맞춘 관능적인 오프닝, 탱고음악을 사용한 플라멩코 춤사위, 카르멘 모타의 최고 남자 무용수의 사파테아도(발 구르기 동작)가 새롭게 더해졌다. 카르멘 모타는 말한다. “플라멩코는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는 것”이라고. 6월 9일부터 6월 14일까지, LG아트센터 T. 02-517-0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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