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승전결의 스토리 라인은 없지만, 11개의 독립적인 장면은 씨줄과 날줄로 엮이며 빠르게 직조된다. 김진 작가의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바람의 나라’는 그야말로 감각적이다. 마치 만화책을 보듯 고구려의 방대한 역사는 비약과 함축을 통해 밀도 높게 재구성되었다.

과거와 현재, 죽은 자와 산 자, 천상과 지상이 공존하는 무대는 조명과 리프트로 가늠할 수 있다. 시를 읊조리는 듯한 대사와 역동적인 안무, 클래시컬한 BGM은 작품에 신화적 신비로움을 더해낸다. 안무와 음악만으로 구성되는 12분간의 장대한 전쟁 신은 공연의 백미로 꼽힌다.

고구려의 3대 왕이자 주몽의 손자인 무휼과 그의 아들 호동 왕자의 엇갈린 운명을 그린 ‘바람의 나라’는 2006년 초연 되어 한국뮤지컬 대상에서 5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어 ‘안무상’과 ‘기술상’을 수상했으며 2007년에 이어 세 번째로 공연을 맞는다. 6월 10일부터 6월 30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T. 02-501-7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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