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릿의 한여름밤의 꿈'두 작품 하나로 묶어 희극과 비극 공존하는 독특한 연극 선보여

셰익스피어의 작품 <한 여름밤의 꿈>과 <햄릿>이 한 무대에서 공연된다. 극단 <연인>은 셰익스피어의 두 희극을 각색해 비극과 희극이 씨줄과 날줄처럼 얽히고 설킨 <햄릿의 한 여름 밤의 꿈>을 선보인다.

셰익스피어의 고전을 현대적 감각에 맞게 각색하는 작업은 70년대 이후 꾸준히 진행되고 있지만 <햄릿>과 <한 여름밤의 꿈>을 하나의 작품으로 제작한 예는 없었다.

극단 연인은 3년 전부터 매년 실험성을 띤 희극 버전의 <한 여름밤의 꿈>을 무대에 올렸다. '일장하야몽별곡-셰익스피어 남녀상열지사'라는 부제를 단 작품들은 젊은 관객들로부터 호평 받으며 관객석을 폭소의 물결로 만들었다. 연인의 박철완 연출은 이번 <햄릿의 한 여름밤의 꿈>이라는 새로운 시도로 또 한번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할 생각이다.

작품의 줄거리는 두 개의 작품이 한 데 섞여 있는 구조다. 연극공연을 보다 잠이 든 햄릿은 삼촌이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를 차지하는 악몽을 꾼다. 그런 와중에 몽환적인 사랑, 한 여름밤의 꿈 이야기도 펼쳐진다. 압축적 대사와 축약되고 절제된 이미지 표현, 꿈 속에 두 가지 꿈이 한 데 어우러지는 구성, 희극도 비극도 아닌 독특한 한편의 연극이다. '삶의 부조리와 참된 사랑의 의미'라는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주제를 해학적 터치로 다뤘다.

기획과 연출을 맡은 박철완 씨는 "현실에서 비극과 희극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비극과 희극이 공존하는 부조리한 현실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두 작품 모두 한 작가의 머릿속에서 나온 것인 만큼 두 이야기가 공존해도 상관 없을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비극과 희극이 공존한다지만 앞서 말했듯, 올해도 작품은 전체적으로 희극성이 강하다.

이에 대해 연출가는 "내가 아는 한 셰익스피어는 재미있고, 쉬운 이야기로 식자층뿐 아니라 글을 못 읽는 관객까지 연극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작가였다"고 말한다. 그런 작가를 현대인들은 무겁고 어려운 작가로 인식하는 오류를 범한다는 것이다.

구성과 달리, 작품이 던지는 메시지는 보편적이다. 모든 사람은 사랑이 필요하고, 사랑에는 고통의 순간이 따르지만, 지나고 나면 행복한 추억거리로 남는다는 것이다.

8월 5일부터 20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 극장에서. 02)533-4549.



전세화기자 cand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