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가볍지 않은 ‘자살’이라는 소재를 유쾌하게 풀어낸 풍자극.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우리나라의 실태, 자살이 결코 심각한 이슈가 아닌 흔한 뉴스거리가 돼버린 이 시점에 ‘자살을 왜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안고 만들어진 작품이다.

다양하면서도 확실한 방법으로 자살을 권하는 인터넷 자살 사이트의 회장 안락사는 어느 날, 죽기 위해 자신을 찾아온 정체불명의 한 여자와 멍청한 사내를 만나게 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스토리는 자살사이트에서 벌어지는 복수극으로 ‘마돈나’. ‘바보레옹’이라고 불리는 그들의 실체는 작품의 종반부에 가서 드러난다.

작품은 세 인물을 통해 죽음이 점점 상품화되고 있는 현실을 날카롭게 풍자하고 있으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죽음을 조장하는 인간의 이기심의 말로를 보여준다. 또한 최근 잇따른 연예인의 자살 소식에 점점 무뎌져 가는 현대인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주기도 한다.

무겁고 진지하게 다뤄져야 할 소재를 웃음과 함께 버무린 것은 바로 관객들이 좀 더 쉽게 문제의 심각성을 받아들이기 위함이다. 조금만 다르게 생각하면 삶을 더 가치 있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란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작품.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출신의 극단 ‘틈’에 소속된 배우들의 연기 역시 돋보인다. 2008년 10월1일부터 오픈런. 대학로 매직전용관(구 셰익스피어 극장). 02) 6326-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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