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태의 인터넷 세상 읽기] 매달 백 명의 백만장자탄생 '황금의땅'프로그램 판매 금액의 70% 개발자가 가져가는 새로운 경제 보여줘

매달 백 명의 백만장자가 새롭게 탄생하는 시장이 있다면 믿겠는가? 사업 성공의 어려움을 아는 사람이라면 그런 곳은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엘도라도와 같은 시장이 지금 우리가 사는 곳에 펼쳐지고 있다. 모바일 앱스토어 시장이 바로 엘도라도인 것이다.

앱스토어(App Store)는 원래 애플사에서 만든 아이폰 또는 아이팟용 응용프로그램(Application Program) 판매 사이트로 2008년 7월 10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모바일 프로그램 판매 사이트는 이전에도 있었으나 애플 앱스토어는 한 가지 중요한 혁신을 가져왔다. 개발자라면 누구나 자신이 만든 프로그램을 올려놓고 판매할 수 있으며, 판매금액의 70%를 개발자가 가져간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개발자가 힘들게 프로그램을 개발해도 매출의 대부분을 이통사가 가져갔으나 애플의 앱스토어는 수익이 아닌 매출의 대부분을 개발자 본인이 가져간다.

물론 프로그램이 아닌 사진이나 글, 동영상과 같은 콘텐츠 판매도 가능하다. 그러자 많은 사람들이 엘도라도를 꿈꾸면서 애플 앱스토어에 몰려들기 시작했다.

앱스토어는 처음 시작할 때는 500개 정도의 프로그램만 등록된 상태였지만, 1년 뒤에는 1만 6천 개의 프로그램과 15억 회의 내려받기를 달성하며 폭발적인 성공을 거두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하루아침에 백만장자가 된 개발자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초기 등록 프로그램인 몽키볼 프로그램은 한 달 동안 20억 원의 수익을 얻었다.

애플 앱스토어의 2009년 8월의 매출액은 2500억 원이므로 이 중 70%인 1750억 원이 개발자에게 돌아가는 수익이다. Top100에 든 프로그램이 골고루 나누어 가진다고 가정하면 1인 당 17억 원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단순계산법으로는 매달 100명의 백만장자가 탄생하는 황금이 땅이 된 것이다.

1.한국 개발자가 만든 앱스토어용 프로그램인 헤비메크. 2.한국 개발자가 만든 앱스토어용 프로그램들인 아이드러머, 제노니아.
1.한국 개발자가 만든 앱스토어용 프로그램인 헤비메크.
2.한국 개발자가 만든 앱스토어용 프로그램들인 아이드러머, 제노니아.


▦한국 개발자도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부자로 탄생 중

해외에는 앱스토어를 통해 부자가 된 개발자 이야기가 봇물처럼 쏟아졌다. 이 중에는 한국 개발자도 포함되고 있다. 애플 앱스토어용 게임인 '헤비매크(Heavy Mach)'는 국내 개발자인 변해준씨와 박재철씨가 개발한 것으로 한 달만에 10만 건의 내려받기를 기록하면서 10만 달러의 수익을 거두었다.

앱스토어에 하나라도 프로그램을 등록한 개발자는 약 1만 5천 명 정도다. 한국 개발자는 이 중 1% 정도인 150명 정도이며, 700개 이상의 프로그램을 등록했다. 한국 개발자의 수는 1%에 불과하므로 비율로는 100위 안에 1명 정도가 있어야 하지만 그보다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빌의 '제노니아', '베이스볼슈퍼스타즈', 허한솔씨의 '타입 드로잉(Type Drawing)', 구로소프트(Goorusoft)의 '워십(WarShip)', 바닐라브리즈의 '아이건(i-Gun)' 등 다섯 개가 동시에 100위 안에 들기도 했다.

최근 한국 개발자인 권경륜 씨가 만든 '9툴박스'는 무료 분야 1위에 올랐으며, 유료인 앱박스프로(AppBox Pro)가 앱스토어 유료 판매 1위에 올라섰다. 그외 음악 프로그램인 '아이드러머(iDrummer)'를 비롯하여 개인개발자인 황의범씨의 수족관게임 '프레시워터 아쿠아리엄'도 20위 안에 오르는 등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애플 앱스토어가 개발자에게 주는 이익은 놀라울 정도다. 앱스토어의 1년 매출을 3조 원으로 계산할 경우 무려 2.1조 원이 개발자에게 배분된다.

2.1조 원을 1.5만 명이 골고루 나누어가진다고 가정하면 개발자 1인 당 1억 4천만 원 정도의 수익이 추가로 생긴다. 1.5만 명 개발자 평균수익이 1.4억이라니 놀랍지 않은가. 만약 상위권 1500명이 수익을 독차지한다고 가정하면 1500명의 평균수익은 14억 원이다.

물론 최근의 추세는 개인개발자보다는 회사에서 만든 프로그램이나 여러 명이 스튜디오를 만들어서 만든 완성도 높은 프로그램이 순위권을 차지하는 비율이 늘고 있지만, 개인도 얼마든지 순위권에 들 수 있음을 지금도 보여주고 있다.

▦모바일 앱스토어는 더 많은 백만장자가 탄생할 엘도라도

한국의 2008년 모바일 콘텐츠 시장 규모가 약 1조 9천억 원임을 감안할 때 애플이 1년만에 만든 3조 원의 앱스토어 시장 규모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덕분에 세계 경기 불황으로 삼성전자, 노키아 등의 대표적인 IT기업 실적이 많이 나빠진 2008년 4분기에도 애플은 매출 약 102억 달러(약 15조원) 매출에 순이익 약 16억 달러(2조 4천억원)의 성장을 기록했다.

결국 그동안 폐쇄적이던 경쟁사들도 앱스토어를 만들고 개발자에게 시장을 열기 시작했다. 노키아는 오비(Ovi)를, 구글은 안드로이드 마켓을 열었다. 심지어 폐쇄적인 정책으로 일관하던 한국의 이통사인 SKT, KTF, LGT 등에서도 앱스토어를 열겠다고 발표했을 정도다.

SKT는 2009년 9월 8일부터 T스토어라고 하는 앱스토어를 열었다. 그외 삼성전자의 앱스토어를 비롯해 많은 앱스토어가 새롭게 준비 중이다. 앞으로 이들 마켓을 통해서 더 많은 백만장자들이 탄생할 것이다.

애플 앱스토어는 전세계 개발자와 소비자에게 앱스토어라는 새로운 경제를 보여주었다. 애플의 앱스토어가 보여준 것은 플랫폼을 개방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상생의 생태계 환경이다. 수익을 개발자에게 많이 돌려주는 정책만으로 수 많은 개발자의 참여를 이끌어냈고, 다양한 콘텐츠는 아이폰 사용자를 끌어들이는 요인이 된다.

이제 앱스토어라는 말은 이제 애플의 서비스 이름에서 보통명사로 전환되었다. 엘도라도를 발견하지는 못 했지만 엘도라도를 만들 수는 있음을 애플은 보여준 것이다.



김중태 IT문화원 원장 www.dal.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