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 바우쉬 이후의 탄츠테아터는 어떻게 될 것인가. 무용계뿐만 아니라 세계 공연예술계의 의문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가 한국에서 펼쳐진다. 바우쉬에 이어 탄츠테아터를 이끌 적자로 꼽히는 사샤 발츠가 그 무대의 주인공이다.

2004년 내한해 <육체(Körper)>로 인간 육체의 심연과 신비를 대담하게 그려냈던 사샤 발츠는 이번에는 <게차이텐(Gezeiten)>을 통해 인간의 삶과 세계에의 관심을 더욱 확장시킨다.

<게차이텐>에서 발견되는 발츠의 시선은 인간 사회의 처참한 재난에 맞춰진다. 파괴와 진동이 공간을 뒤덮고 화염과 연기가 난무하는 위험 속에서 놓여진 위기의 인간들이 사샤 발츠의 눈으로 그려진다.

아비규환을 연상시키는 무대를 더욱 생동감있게 만드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차분하고 고결한 느낌을 자아내는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이다. 런던 로열 아카데미 오브 뮤직(The Royal Academy of Music) 출신의 첼리스트 제임스 부쉬가 라이브로 연주하는 엄숙하고 비장한 첼로의 선율은 관객들로 하여금 무대 위의 충격적인 상황을 차분히 직시하게 한다.

2005년작 <게차이텐>을 마지막으로 베를린 샤우뷔네 극장 예술감독직을 떠나 독자적으로 열정적인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사샤 발츠는 지난해까지 독일 평론가들이 꼽은 '올해의 안무가', 유럽 연극상(Europe Theatre Prize) '새로운 극적 현실(New Theatrical Realities)' 부문을 수상하며 탄츠테아터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9월 25일부터 26일까지, LG아트센터, T. 02-2005-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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