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n Woo, 'Flux Technicolour'전국내 첫 싱가포르 작가 개인전, 색과 구성의 유동적 변화와 조화 돋보여

싱가포르 작가의 개인전이 국내 처음으로 열리고 있다. 지난 16일 서울 강남 논현동 워터게이트 갤러리에서 막을 올린 싱가포르 추상화가 Ian Woo(이안 우)의 'Flux Technicolour'전이다.

싱가포르 미술은 아시아 현대미술에서 특색있는 영역을 구축해왔고, 베니스 비엔날레 등 세계 유수의 국제 미술전에서 크게 주목받았음에도 한국에는 거의 소개되지 않았다. 싱가포르가 아시아의 신흥 미술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측면도 주목할 만한 배경이다. 그런 점에서 싱가포르의 역량 있는 작가인 이안 우의 국내 첫 전시는 의미가 깊다.

이안 우는 영국의 켄트미술디자인대학(학사)과 윈체스터예술대학원(석사)을 나와 호주 로얄멜버른공과대학원에서 예술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 싱가포르 라살 미술대학원 교수(학장) 겸 중견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1992년 첫 전시회 이후, 싱가포르를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6회의 개인전과 62회 이상의 그룹전을 가졌으며, 2002년 광주 비엔날레에 참가하기도 했다.

이안 우의 이번 전시는 그의 예술에서 중점을 두어 온 색상과 구성이 한층 심화된 최근 시리즈 중에서 엄선해 구성했다. 작가는 작품들이 심리적 공간에 대한 것을 표현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 공간은 관념적인 해석을 필요로 하면서도 무심코 지나가는 시선을 고정시켜 회화가 어떻게 만들어 지는가를 보여주는데, 회화 자체는 신호의 형태로 존재하고 물감의 색소와 유동체가 그것(회화)을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작가는 물질이 항상 유동적으로 변화한다는 전제하에 작품을 표현한다. 그 변형된 형태와 다양한 색상은 유기적으로 얽혀 조합을 이루며 작품의 전체적 구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번 전시명인'Flux Technicolour'는 그림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색과 형태가 끊임없이 요동하며 변화하는 존재라는 의미를 내포한다. 그의 작품은 빈 캔버스 위에 형식과 내용을 즉흥적으로 부여해 나가면서, 형태와 구조 그리고 색에 대한 반사적인 접근을 통해 그려나가는 과정을 담아내고 있다.

We have crossed the lake, The angel that slept and woke up in a time machine, Glitch(왼쪽부터)
이는 작가가 움베르토 에코의 기호학 서적인 에서 보여지는 불완전한 사물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회화는 이 불완전성에 대해 답해야 한다는 입장과 맥이 닿아 있다. 그래서일까, 그의 그림은 관객에게 끊임없이 이어지는, 카오스(chaos)를 내재한 듯한 '소우주'를 보여준다. 관람객은 색과 구성으로 얽히고설킨 세계를 탐험하게 된다. 전체적인 양식은 직접적으로 현실을 언급하지 않고 실제의 물리적 특징을 연상시킨다.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이안 우의 작품은 올해 2월, 북경 창아트(워터게이트 갤러리 파트너십 갤러리)의 개관전이었던 전을 통해 중국 미술 관계자 및 언론으로부터 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한국 관객들에게 이안 우의 추상 미술 세계와 싱가포르 미술을 탐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이번 전시는 10월 24일까지 계속된다.02)540-3213, 2332



박종진 기자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