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세종대학교 회화과 교수로 재직 중인 작가는 이전에도 낡은 아파트 연작으로 주목을 받아왔는데 이번에는 낡고 허름한 건축물을 표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아버지 세대의 역사 속에 존재했으나 현재에는 사라진 공간에 대해 조망한다.
특히 작가의 작품은 과거의 것을 그대로 복원하는 것이 아닌 그 역사 속에서 잊혀진 것, 삭제된 것, 더 이상 말하기 힘들어진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역사의 재해석을 거친다. 작가 스스로의 편집을 통해 원래의 공간을 가상의 시공간으로 새롭게 탄생시킨다.
작가는 버려진 미군기지(동두천)에서 캘리포니아를 발견하고, 김승옥의 소설 <무진기행>의 가상의 공간 ‘무진’을 화폭에 그려낸다. 한지 위에 목탄과 아크릴 채색을 통해 그려진 오랜 세월의 흔적은 아버지 세대와 현 세대와의 소통 단절을 완화시키는 하나의 역할을 맡는다. 아버지 세대에겐 역사의 곱씹어보는 좋은 기회다. 10월6일부터 10월25일까지. 02) 519-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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