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작가 카네시타 타츠오의 희곡이 원작이다. 1997년 제32회 기노쿠니야 연극상 개인상 수상작이며 안중근 의사 의거/서거 100주년을 기념해 기획된 작품.

일본인의 시각으로 '안중근'을 조명했다. 안중근 의사의 서거 100주년을 기념할 뿐 아니라 그에 대한 회고를 통해 역사를 바라보는 시야를 더욱 넓힌다는 데 의의가 있다.

작품은 안중근 의사가 뤼순 감옥에 투옥돼 처형에 이르기까지의 몇 개월을 그리고 있다. 그의 통역관으로 부임된 쿠노즈키와 안중근이 극의 주요 등장인물이다(쿠노즈키는 실존 인물이 아닌 가상의 인물).

안중근의 암살보다는 일본인인 쿠노즈키가 안중근의 고결한 정신과 영혼에 동화되어 가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때문에 하얼빈 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장면은 극에 등장하지 않으며, 두 인물의 대화가 극의 중심을 이룬다.

극의 배경인 뤼순 감옥의 공간적 특징을 부각하기 위해 극도로 미니멀한 무대를 선보인다. 차갑고 혹독한 시절의 상징인 뤼순 감옥을 표현하기 위해 화려한 장식 대신 조명의 정교함을 빌렸다.

안중근이 일본인을 각성시키는 구원자가 되었다는 점에서 당시 일본인들 역시 제국주의의 격랑 속에서 내부적 갈등을 겪었음을 포착해낼 수 있다. 11월 4일부터 11월 22일까지. 청운 예술극장. 02) 764-7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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